남원환 작가- 대구출생 .대구성광고 졸업 .경북대 독문과 졸업 <주요저서>마음 중 단편 .대불(시집) .김대중 .한국전쟁 언저리 .금호강의 영혼(시집)
#매주 목요일 연재
지하세계 1
13.금화왕국의 일상들
전직 천문담당관은 세블국을 만들기 위해 힘썼던 시기와 비교하여 세블국이 너무 무사태평으로 대처하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어려움을 당하기 전에 꿋꿋이 대비책을 세우고 빈틈없이 실천하는 것을 당연시해 왔는데 그런 징조가 나타나지도, 확인되지도 않는다. 가장 훌륭한 나라는 국민이 위험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튼튼한 힘으로 지탱되길 간절히 바라지만, 천재지변처럼 닥치는 상황에 적응력을 높이는 일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그의 판단이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명상하는 동안에 그는 안전이라는 문제를 떠올린다. 생명이 안전하다. 삶의 모든 것이 안전한 것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생각 중에 차원이 다른 곳에서 외계정부를 구성하는 사람과 다른 종이 세블국을 침략할 때 어떤 방법으로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인가? 생김새도 사람이 아닌 생물체가 존재하는 모르는 별이 어디에 있는가? 짧은 천문지식이지만 너무도 거대한 우주 속에 사람들의 능력이 부족하여 만나지도 못했고 어떻게 하는지 방침이 서지 못했다. 외계인에 대한 안전확보문제,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은 세블국 자체 내에서의 안전, 유추해낼 분야는 무척 많다. 외계인의 존재여부는 없다고 판단하면 안전에 태평스런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 점을 조목조목 따져나가야 된다. 있다고 할 때 악의적 집단이냐? 선의적 집단이냐? 에서 악의적 집단이라고 여겨보자. 반드시 세블국을 멸망시킬 집단이라고 생각하면 대비책이 나와야 된다. 악의적 외계인 집단이 세블국보다 월등히 우수한 군사력과 과학적 힘을 가졌고 대항하여 싸운다면 백전백패하여 멸망할 경우에 어떻게 이들과 대적하거나 피할 방법이 있겠는가? 더욱 나쁜 쪽으로 맞춰보면 세블국이 가진 대비책도 모두 파악하여 무력화시킬 능력이 충분하다면 세블국은 선택이나 대항의 개념이 존재할 수 없다. 이럴 경우엔 어떻게 해야 좋은지 그로서도 묘안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 다음 단계로의 상황진전들은 온갖 방법들이 백출하는 소설 속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아예 피하는 것을 설정모델로 하는 군사전략이 있겠고, 대항하여 싸우는 방법은 군인들이 연구하여 잘 알고 있다. 그는 외계인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이겨내는, 무기를 만들어내는 군인이나 국방전략가는 아니지만 무엇인가 막아내는 것이 있어야겠다는 점을 느끼는 세블국의 사람이다. 그의 주장이 설득력이 크진 않아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모든 일은 무시해버리면 그만 일거라고 속단하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완전히 무시하기 곤란한 것은 심리적으로 그 쪽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의미와 같은 맥락이 성립된다. 어쨌거나 비어 있는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채워 갈 것인가? 그 채우는 처방을 찾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기도 하다. 제방 둑은 굳건하지만 개미들이 드나들고 큰 짐승이 굴을 만들고 자꾸만 넓어진 구멍으로 물이 스며들어 허물어뜨리면 탄탄하던 제방 둑은 무너질 수 있다. 메우는 일을 하러나서는 사람도 없는 마당에 혼자서 깃발을 흔들어대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수많은 평화주의자들의 꽃밭에 시커먼 구름이 낀 전쟁주의자 모습으로 인식될 형편이다. 그도 엄연히 영원과 희망을 갈구하는 진정한 평화애호주의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곤란을 무릅쓰고 나서는 것은 더욱 평화를 사랑해야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서 임하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라! 개인은 열심히 행복을 쫓아간다. 누구든 그 길이 막히는 것을 극히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개인들이 행복의 집합체로 가는 길목에 세블국이 한 덩어리 전체로 불행이라면 조각조각 나누어 줄 사람들의 행복도 너무나 처참한 것이 된다. 행복한 사람들이 내내 즐겁고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그 대가를 지불하고 나서야 할 사람과 국가가 있어야 된다. 없는 듯이 만들어 가면 좋겠지만 아예 행복이 깨질 것을 막을 태세와 노력을 하지 않음도 큰 잘못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잘 드러나지 않는다하여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 몸속에 있는 병도 바로 알 수 없다고 하여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이리저리 정밀하게 조사하여 생명의 안전과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병원의 문을 열심히 드나들고 고치고 예방하여야 된다. 당위적 개념이지만 분위기와 여러 조건이 그런 상태를 원하진 않지만 예방을 전문으로 하는 예방의처럼 그도 사람들의 행복을 먼저 책임지기 위해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준비하자! 어려움에 대비하자! 더 이상의 말도 나오진 않지만 그런 수준으로 금화왕국에서 그의 일을 찾고 몫을 해나간다. 따라오는 사람이나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은 나타나지 않는다.
전직 천문담당관은 오랜 시간 아라비행선을 타고서 사람이 모인 곳으로 갔다.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려 하였지만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았다. 일부러 사람을 붙들고 설교적 내용을 말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진지하게 들어주느냐 하면 그렇지가 않다. 다짜고짜 모인 사람에게 큰소리를 치기는 어색하고 맞지 않는 상태이다. 어쩌다가 개별적으로 그런 뜻을 나타내는 형식이 고작이다. 참으로 효과가 떨어지고 이렇게 끌고 나가서 그의 의견이 전파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서지 않는다. 생각하던 것과 실제로 일을 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제약조건들이 따라붙는 상황이다. 스스로에게도 쓸데없는 고생을 하면서 돌아다니는 모습에 즐겁지도 않다. 살아가면서 자기에게 떨어지는 소명의식이라 받아들이긴 해도, 철썩 같은 신념으로 채워져도 하루가 다르고 이틀이 다르다. 조금씩 나아지고 호응도가 높아지면 신명이 나겠지만 도대체 일어날 성질이 아니다. 정해진 항로를 따라 길을 가는 배처럼 이 길이 가야 되는 길이라 여기고 틀리지 않게 험한 바다풍랑을 이기면서 꾸준히 그의 역할을 축적해야 된다. 예전처럼 지휘할 자리도 아니고 꾀고 달래어 일을 성사시키는 것도 아니다. 거대한 사람의 심리적 밑층에 조금 반응이 나게끔 하여 그가 가는 동안 만나는 사람에게만 그 의미를 전달하는 정도의 일거리이다. 하루에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그와 같은 설명에 맞장구를 쳐주지 않는다. 아라비행선을 타고 장거리를 옮겨 다니는 것도 힘이 드는 일이라 간혹 일정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휴식 동안에는 일거리를 다루지 않고 개인적 명상과 건강을 위한 점검을 한다. 몸도 마음도 튼튼하여야 앞으로도 차질이 안 생기고 나아가기 때문이다. 건강도 예방주의, 만사는 준비주의 쪽이다. 욕심도 내진 않지만 그에게 옛 영광의 일이 주어진다면 세블국의 힘으로써 새로운 별을 만들어 신천지를 만들 수 있는 기본계획, 성공시킬 기술들이 있는데도 이제는 주변 조건과 천운이 맞아 떨어지지 않고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미미한 그의 길을 간다. 믿어줄 대상도 보이지 않지만 경험칙들은 소중하게 전수해 주어야 할 의무적 일이기도 하다. 세블국이 아직은 팽창하지 않았고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별을 만들 계획도 예전과 같이 필사적이지 않은 사회이다. 사람들이 의식주에 어려움을 떨쳐 버릴수록 훨씬 여유와 부드러운 것은 확실하다. 도대체 낙천적인 흐름이 자유방임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이다. 사람과의 만남에도 딱딱한 형식은 나타나질 않는다. 거세게 뿌리치거나, 아예 회피를 한다든가, 매몰찬 태도를 나타내지 않는 것이 예전 국가에서와 다른 점들이다. 생물적 한계성에 직면하여 허우적거리는 인생들이 아님으로 해서 즉, 극한 상태에서 살던 삶들이 느끼는 비굴할 정도의 의식주에 대한 집착이 없음이다. 헐벗고,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이 아니다. 이유 없는 폭력과 얼굴 없는 테러로 고통 받지 않고 살아가는데 당연히 그들의 표정이 환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억지로 정신적 수양을 통해 깊은 내면에서 반성과 정성으로 깨우쳐 나오는 행동방식이기 이전에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펼쳐지게 된다. 간접적 교육이나 중간자의 조정의 산물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사는 나날이다.
전직 천문담당관의 입장에서도 세블국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던 정열과 알 수 없던 에너지가 한 번 더 터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꽃도 무성하게 피었다가 시들시들하듯이 반복하여 그에게 샘솟는 힘을 다시 준다면 좋으련만. 그 일이 나쁜 것이 아닌 경우엔 싱싱한 젊음을 쏟아 부을 무엇을 가지고 밤낮으로 지치지 않는 즐거운 나날이면 그것이 행복한 것이다. 행복의 정복은 어렵게 오른 산의 정상에서 마음껏 외쳐보는 큰소리와 맑은 공기일 것이다. 사랑하는 남녀나 부부라면 오르가슴에 몸부림치며 희열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 하산하는 길목에서 올라가던 만큼의 주의력을 보태어 조심조심 내려와야 사고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하산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다. 가파른 절벽, 눈 덮인 비탈길은 아닐지언정, 언제, 험한 방향으로 뒤바뀔지 예측하기 어렵다. 안전․ 예방․조심 남은 세월은 그런 관점에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몰아주지도 않는 아라비행선을 타고 사람이 있는 곳으로 옮겨간다. 늘 수많은 사람과 더불어 일하면서 살아왔는데 이제는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야단이다. 어차피 황천길도 혼자의 몫이지만 그때까지 예행연습을 철저히 하고 있다. 만난 사람에게 염화미소를 띄우고 말을 건넨다.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는 못한다.’ 단도직입적으로 그의 뜻을 전달하는 화술은 많이 바뀌었다. 의미가 나타나지 않는 대화를 나눈 다음 어디서 세블국으로 왔는가? 물어보고 형편을 보아가며 대화를 이끌어 간다. 상대방이 거북해하면 애를 먹이지 않고 헤어진다. 몸조심하라든지, 건강하세요라든지, 일상적인 대화로 마무리 한다. 상대방이 어느 정도 응답을 하면 상응하여 안전의 문제, 준비성의 일들을 조리 있게 설득해본다. 베드로가 어부에서 사람을 낚는 어부로 바뀌듯이 그도 바꾸었건만 인품이 형편이 없는지 따라나서는 제자가 예수처럼 12명이 안 생긴다. 사람을 올바름으로 인도하고 낚아서 큰 재목으로 되게끔 하는 일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되지 않고 구절양장처럼 힘들다. 그에게는 원대한 꿈이라는 용어대신 작은 소망으로 가득하다. 송골송골 이슬이 맺히듯 깨끗한 소망들이 영글어 보다 아름답고 살기 편한 곳이 되기를 바란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그와 만난 사람들이 좀 더 튼튼한 땅으로 만들어 주길 기도한다. 행복의 전달자로서 여생을 보태면 좋은 것이다, 많은 일 중에서 옳다고 여겨지는 쪽에 무게를 싣고 나아가면서 찬찬히 도움을 베풀면 된다. 자신을 내세울 문제도 아니다. 포수와 나무꾼도 일부러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고 그의 길을 묵묵히 헤쳐 나간 것이다. 그도 세블국에 밀알이 되는 쪽에 서서 살아가는 길이다. 썩어 거름이 되는 것은 인간의 육신에서는 너무나 정확한 자연법이다. 정신적 유산들도 다음 세대에 거름이 되고 앞선 세대들은 영혼의 세계에 들어간다. 영혼의 세계에서 살아있는 동안에 해낸 창조물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가느냐? 그럴 수도 없다. 그는 만약에 저 세상에 가버린다면 그 전에 후세대들에게 전수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세블국을 탄생시킨 천문적 지식을 고스란히 물려주어 또 다른 행복의 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아라비행선으로 옮겨가는 중에 휴식이나 계획표에 시간을 배당하여 틈틈이 기록을 통해서 전달될 방법을 찾아가야 하는 일거리가 생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한 것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정신적 압박이 가중된다. 어려운 천문적 지식과 기술을 후대에게 정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서게 되자 모든 노력을 이것에 집중하여 완성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기억을 되살리며 오차를 허용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곰곰 분석해보면 진작부터 착수해야 될 일이었다. 일이 진행될수록 과거의 끈들을 다시 묶어야하는 고충이 따른다. 제1지하국가의 자료들이 꼭 필요하게 된다. 모두들 떠나온 제1지하국가로 되돌아가는 일은 끔찍스럽기도 하다. 이런저런 고충으로 명상의 시간에는 더 맑은 판단력을 얻기 위하여 힘을 쏟는다. 결정과 실행에 앞서서 엄격한 준비를 요함이다. 아무 일도 없는 나날들이 아니라 자꾸만 힘든 일이 생기고 처리해야 할 앞날들이 그를 맞이한다. 편견과 아집이 차지할 부분은 존재치 않는다. 정직성과 후세대를 위한 참다운 봉사의 마음에서 진척되는 것이다. 조용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여 지구탄생과 동일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풀어간다. 자꾸만 철학적 배경이 깔리는 경향이 짙다. 조금씩 그림이 만들어진다. 그는 하루하루를 기록재생에 보내면서 지내고 있다. 분명히 해야 될 일을 뒤늦게나마 실행하고 있다.
금화 영주는 총독 보좌관으로부터 왕국의 사람이 얼마인가를 파악하라는 명을 받았다. 금화 영주도 고민인 것이 확실한 인구자료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도시들도 영역이 너무 넓어 알 길이 막연하다. 무정부상태이다. 급선무는 일목요연하게 왕국의 현재를 찾아내려는 작업이며 구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인구수를 따지는 것은 다른 곳에서 빠져나간 사람 수를 알아보면 된다. 제1지하국가를 통하여 규모를 확인하여 6등분을 해보면 대체적인 어림치가 나온다. 문제는 제1지하국가가 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므로 공개를 않음이다. 금화 영주로서도 엉터리보고서를 제출하기 보단 파악이 곤란하다는 답변을 한다. 왕국의 인구수를 모르고도 운영되는 곳이다. 정상적 개념이라면 통용하기 힘든 일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의 결과이다. 금화왕국으로써는 인명확인 우주선을 띄워 하늘에서 촬영하여 애래우캐리야에 지어진 집과 움직이는 비행선, 사람들을 집계하여 어림치를 만들어야 했다. 지역이 넓지만 천체촬영기법으로 단번에 찍고 판독이 안 되면 범위를 좁히면서 확인을 해나기로 한다. 점점 금화왕국의 외형치가 드러난다. 넓이, 인구, 나무의 숫자, 만들어진 주택의 숫자, 비행선의 출현정도, 가장 빈번하게 촬영되는 것은 아라비행선의 이동이다. 움직이는 아라비행선과 그대로 있는 비행선을 합하여도 전체인구보다 적을 것이다. 움직이는 비행선이 전체 비행선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가를 표본 집단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시간대는 정해져 있다. 한밤중에 비행선을 타고 좀처럼 돌아다니질 않는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때와 아침에 자기의 집에서 나올 때가 가장 정확하게 파악되는 시점이다. 한 사람이 두 대의 비행선을 몰아가는 일은 비상식적이며 그렇게 비행이 가능하지도 않으므로 비행선 숫자만 드러나면 최소한의 인구수는 비행선보다는 많음이 증명된다. 열추적장치를 통하여 떠다니는 비행선은 감시회로망 화면에 모두 나타난다. 번호를 붙이기가 인력으로는 너무도 벅차서 전자장비와 인공지능센서를 통하여 추적한 비행선의 숫자를 보탠다. 곧바로 방향을 바꿔버리므로 범위마다 진입되어 오는 비행선이 시간대별로 어느 지점을 통과하여 왔는가를 따져서 중복 계산되는 것을 방지한다. 움직이지 않는 비행선은 자체에 내장된 부품에서 식별되는 광감물질을 찾아서 고정된 지점별로 더하기를 한다. 점차로 확인이 되어가는 동안에 금화왕국의 기밀보존국에서는 이 기술이 적국의 수중에 들어가면 추적 장치에 따라 유도물질을 실은 개별폭탄이 발사되면 순식간에 아라비행선이 몽땅 박살이 나버리는 서글픈 사실이다. 알고도 모른 것으로 발표를 하지 않고 묻어 두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더 이상의 상세한 조사는 그만두고 만다. 스스로의 생존권 보존을 위해 움츠리고 마는 결과가 생긴다. 금화 영주는 진퇴양난의 늪에서 헤어나기가 힘들다. 정확한 인구수는 알고 있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세블국의 방침에 따라야겠지만 금화왕국의 생존권 위협 차원에서는 더 이상 몽땅 넘겨주는 것은 운동경기에서 자살골을 만드는 결과가 될 형편이다. 또 한 가지는 총독을 접견하지도 않았지만 그 남편을 잠깐 만났을 때 너무도 젊은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여섯 영주들은 나이가 각기 다르고 배경들이 틀리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들쯤 되는 사람이 그의 명령권자인 것이 현실이다.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세블국은 아주 젊은 딸아이의 연령대에 속하는 여인이 통치하는 땅이다. 여섯 영주들은 정치적 기반도 제1・2지하국가, 지상국가, 해양국가, 위성국가에 속하지도 않는 과거의 땅에서 훌쩍 날아온 사람들이다. 총독이나 여왕과는 칡넝쿨이 얽히고설킨 연고사항이 없다. 연고권을 일부러 만든다면 금화 영주로서는 삼십대의 아리따운 여인에게 명령을 받아야 되는 지경인데 심리적으로 즐겁게 생각하기에는 지상국가의 과거경험칙으로선 불합리하지만, 지금은 바뀐 세상이고 첨단의 과학으로 지구를 다시 만들어 외계에 띄우는 세상에 그런 능력이 없는 국가의 영주는 총독과 여왕의 명령을 거부할 힘이 없는 것이다. 세블국 중앙정부 총독 보좌관이 파견한 세 명의 진상조사단이 왜 인구수를 보고하지 않았는가를 묻는다. 참으로 자존심이 구겨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었다지만 총독의 권한을 대리하여 나이든 금화 영주를 문책하는 것이다. 사정을 정확하게 이야기하기가 참으로 거북하지만 그 의미는 전달했다. 그렇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인구보고서가 나왔는데 비교해보면 그만한 영주의 능력이 없다고 보긴 힘들므로 직무유기를 하고 있으며 총독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아마 엉터리보고서를 받았을 것인데 너무 신뢰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외적으로는 제1지하국가의 촉수를 통하여 뽑아낸 자료를 통하면 1/6정도로 어림하여 아라비행선의 열추적장치만 가동하면 어느 정도 맞을 수도 있다. 여섯 지역 중에서 모험심을 발휘해 일을 성사시켜 보고서를 제출한 곳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파악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하자 똑같은 조건에서 무에서 알아냈는데 금화왕국이라고 해서 이유 없이 정답에 가까운 것을 제공할 수 없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제출해내라는 것이다. 억지에다 위협적인 부분까지 포함이 된다. 나머지 다섯 왕국의 형편을 너무 관찰하고 있지 않은 큰 잘못이다. 상대방도 금화왕국에 파견된 관리나 통신원들도 없고 금화왕국도 그랬지만 여섯 왕국 중에 어느 곳에서 근사치에 가까운 보고서가 나왔는지 그것부터 알아내야겠지만 세 명의 진상조사단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금화왕국으로써는 세블국 중앙정부와 상대방 다섯 지방정부의 행동유형과 나아가는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정보수집을 하여야 하고 제1・2지하국가, 지상국가, 해양국가, 위성국가에 정보수집망이 현실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금화 영주는 여러 각도에서 재분석을 시도한다. 생존권에 위협이 되는 열추적장치보다 더 나은 것들을 세블국 중앙정부 자체에서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 굳이 그것을 공개하지 않으려 버틸 필요성이 있을까? 지레짐작으로 넘겨짚어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은 다른 곳에서도 보고서가 나오지 못한 것이 아닐까? 의심까지 해본다. 나온 만큼 보고를 할 것인가? 끝까지 원상태를 지키는가? 더 노력을 쏟아 부어 다른 곳의 정보수집을 통해 정확한 자료를 보고해야 되는가? 다시 제출하라는 것에 대하여 취할 방법들이다. 금화 영주의 입장에서는 그 자리를 떠나도 미련도 없는 노인이다. 생명의 위협도 이미 죽을 노인의 입장에서 크게 두려운 것도 아니다. 미심쩍어 하는지 무슨 문제인지는 몰라도 젊은 세 명의 조사단은 세블국 중앙정부로 돌아가지 않고 금화왕국을 통제하려는 듯한 인상까지 받게 된다. 어차피 드러날 일들이라 보면 애써서 감출 것도 없지만 아라비행선이 무차별 공격당할 수 있는 근거는 여섯 왕국 가운데서 벌써 세블국 중앙정부에 넘겨졌다고 인정해도 크게 틀리진 않는다. 중앙정부 자체의 기술력으로도 능히 해내는 것도 사실일 것이므로 애쓰지 않아도 진상조사단은 금화왕국의 인구와 약점들도 수집해 가지고 간다. 금화왕국의 영주로서는 순식간에 허수아비가 된 기분이다. 정치적 힘에 의한 명령체계상 합당한 일이긴 하지만 심정적으론 상당히 불쾌한 것이다. 그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금화왕국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와 닿는 감정들이다. 금화 영주는 자신에 대해 총독의 측근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에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총독의 측근들은 금화 영주가 여섯 영주들 중에서 가장 비협조적이며 독립들 꿈꾸는 분위기가 강하므로 특별히 감시하고 힘의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해야 된다고 정책방향을 건의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상호간에 차이점이 있다. 금화 영주는 비협조적이라 마음속에 품지도 않았으며 독립할 마음은 아예 없었다. 힘의 우위는 좋은 왕국이 되도록 노력했다는 정도이다. 세블국 중앙정부의 알 수 없는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하여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금화왕국은 어쩌면 갑자기 봉변을 당한다는 느낌을 또 다시 받을지도 모른다. 곧이어 모든 아라비행선은 소유주와 이용목적 등을 상세하게 기재하여 등록하라는 것이다. 접수되는 대로 세블국 중앙정부로 지체 없이 보내라는 것이다. 금화 왕국으로써도 중앙정부의 보조업무를 처리해야 될 입장이다. 마음 편하게 날아다니던 아라비행선들은 자신이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스스로 밝히고 행동해야 되는 구속성에 다다른다. 귀찮다. 왜 이러느냐? 시끌벅적 했지만 차차로 등록을 하고 신상이 공개되고 질서가 잡히는지, 자유가 반감되는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간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아라비행선이다. 스스로 모든 것이 공개된 아라비행선들은 상대방이 공격을 하려고 마음먹는 악의의 집단이거나 적국의 개념인 외계인이라면 순식간에 잿더미로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스스럼없이 내놓고 있다. 금화 영주로서도 약자의 입장에 서게 되어 버렸다. 약자가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고 적응하는 도리뿐이다. 영주 자신은 강자라고도 약자라고도 생각도 않고 살아왔는데 이제부터는 약자인 것이 분명해졌다. 아무리 힘을 키워도 상대방 다섯 영주가 뭉치면 금화왕국은 도저히 승산이 생기지 않는다. 1/6 몫을 정당하게 대접받고 잘 활용하는 영주의 역할부분이다. 세블국에서 그가 차지할 힘의 한계는 1/6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 영주들 간에는 성립되지만 세블국 중앙정부가 엄연히 존재하면서 이렇게 목을 조이고 비협조적이 아닌가까지 따지는 판이다. 금화 영주는 곰곰이 마음을 정리해 보니 아주 젊은 세 명의 진상조사단은 세블국 중앙정부와 상대방 다섯 영주의 다른 모습으로 그에게 다가온 것이다. 기분 나쁘고 우습게보아 넘길 일이 아니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함이 정상적이라 여겨지기까지 시간적인 감정의 괴물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다섯 왕국을 대리하여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금화 영주는 상대방에 대한 연구를 해야만 하는 골칫거리가 생긴다.
금화 영주는 세세한 계획을 짜고 필요한 인원, 경비 등을 산출하니 규모가 너무 커져서 자꾸만 축소시킨다. 아무리 작아도 한 곳에 두 사람을 보내더라도 세블국에만 다섯 곳과 중앙정부에까지 12명이 필요하다. 다른 국가들에는 한 명씩이라도 잘 생각해야 한다.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시행을 하려고 조심스럽게 나아가는데 갑자기 세블국 중앙정부에서 두 명의 젊은 감독관이 왔다. 영주가 계획하는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므로 그만두라는 것이다. 그만두는 방법밖에는 묘수가 나오질 못한다. 벌써 금화왕국의 흐름은 일일이 세블국에서 감독하고 있는 것이다. 일이 자꾸만 어려운 쪽으로 나가는 듯한 상태이다. 금화 영주는 지역책임자로 왔던 것은 맞다. 이번 일은 먼저 번의 경우와 같이 너무 모르고 있는데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자구책에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그것도 봉쇄당하는 꼴이다. 외교적 문제는 금화왕국으로써도 참견할 부분도 아니고 끼어들 심사도 원래부터 가지지 않았다. 금화 영주로서는 옆의 왕국이 어떤 식으로 살고 있고 무슨 방향으로 나가는가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정치적 감각이 무딘 영주로 만들어버리면 어쩔 수 없으나 약자의 논리로 살아가는 것이다. 금화왕국의 영주로서도 많은 경험이 있었지만 암울한 권력쟁투에는 휩쓸리지 않는 조그만 땅에서 살았으므로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지만 자꾸만 칼날이 휙휙 날아오므로 상대방을 칼로 찌를 악한도 아니지만 막아내어야 되고 왜 날아오는가의 정도는 정확하지는 않아도 짐작이 가야 된다. 그는 오랜 세월을 살아왔건만 그를 향해 조여 오는 답답함, 위급함을 즉각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아직까지 여섯 왕국 중에서 한 사람의 영주도 바뀌지 않았다. 제일 먼저 금화왕국의 그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기 위해서 그런 것인가? 그 점에서 생각을 또 하게 된다. 둔한 감각으로 판단 해보아도 아닌 듯하다. 타인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은 객관화된 검증의 단계이다. 원래 살던 땅에서 그는 그의 나라 사람에게서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금화왕국의 사람보다 다섯 곳의 상대방과 세블국 중앙정부의 이상스런 평가대상이다. 나이가 들어서 고슴도치처럼 움츠리기란 여간 고역이 아니다. 현실은 국방․외교, 지방의 왕국 사이의 교류에도 실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왕국의 사람들만 보살피는 일에 신경이 쓰이다가 다섯 왕국과 세블국 중앙정부에 비슷한 정도의 힘과 정신을 쏟지 않을 수 없다. 시어머니가 한 사람에서 여섯 명이 된 꼴이다. 전과 다른 점은 여섯 시어머니에 대한 역할분담으로 인하여 그는 여섯 명의 사람을 가까이로 불러 그들에게 담당을 시켜서 늘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하게끔 조직을 만든다. 일이 생기면 의견을 들어보고 잘 만들어진 판단방안에 따라 일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금화왕국 내부에 대한 관리는 예전의 사람들이 그대로 하고 있다. 이들과 새로 들어온 여섯 명과 시끄러운 관계설정이 안되도록 하여야 하는 정치력의 일도 자연발생적으로 생긴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그는 수소문 끝에 전직 천문담당관을 왕국으로 모시게 된다. 그로부터 시시콜콜 제1지하국가의 모습들을 살펴보는 기회가 왔다. 다른 왕국에서는 예전부터 재빨리 하던 일을 이제야 착수하게 된 연고로 여러 면에서 무능과 견제를 받았음이 드러난다. 전직 천문담당관으로부터 제1지하국가의 생성과정, 발전과정, 탈출과정, 세블국이 생긴 연유, 등을 소상하게 설명 받는다. 그의 마지막 일거리도 이야기를 듣고는 매우 소중한 것이라 판단되어 전직 천문담당관을 보좌하는 사람과 기구를 조그마하게 마련하여 제공도 한다. 진작 만났으면 아무런 어려움이 발생치 않았을 것인데 사람이 하는 일은 누구도 알 수가 없음이다. 이제는 더욱 신경을 써서 세블국을 다시 만들어내는 능력을 축적하는 일에 대한 섣부른 접근도 하지 않고 조심조심 일을 한다. 사실이 과장되어 밝혀지면 급히 중앙정부가 몽땅 데려가 버리면 공든 탑은 헛수고이다. 상황이 잘 전개되어 협조체제 아래 인정을 받아 세블국 중앙정부와 힘이 합쳐져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지만. 상대방이 오해를 하고 역공세를 취하면 매우 괴로운 결과가 나온다. 그의 말을 들어보노라면 세블국은 아주 좋은 땅임이 분명하다. 그처럼 힘들게 지하국가에도 사람들이 생존하고 있다. 영주는 자신이 이끄는 조직도 의문스럽다. 금화왕국에 이주해온 많은 사람들을 접견하여 의견을 청취해보면 간단한 인구통계를 알아낼 수 없었을까? 세블국 중앙정부가 그에게 의심을 품던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처럼 모르고 있다니 사실이 아닐 것이다. 심증이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왜 그렇게 된 것인가를 따지게 된다. 실무진들의 발뺌은 이주한 사람들 개인적 자료들은 정확하겠지만 그래도 검증은 해야 되었고 전체적 윤곽은 개별수치를 어림잡아서 만들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것도 말이 맞지 않는다. 도시에 모인 사람 중에서 표본조사를 통해서 어디에서 왔느냐 라고 물으면 100% 지하국가 출신이다. 인구비례로 따져보면 간단하게 답이 나올 수도 있다.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금화 영주 자신도 떨쳐버리기 힘들다. 세블국 중앙정부가 한심하게 여기던 점과 충성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내포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기분이다. 뚜렷한 증거도 나오지 않고 잘 판단하기 힘들고 마음대로 쉽지 않다. 금화왕국의 국정담당 부분에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이게 된다. 정확한 보고서를 만들고 판단이 맞는 경우가 생기게끔 해본다. 인구, 크기, 현재 도시들의 모습이 월등하게 상세해지고 다른 다섯 지역의 내용은 불충분하지만 멀리 떨어진 곳의 삶의 모습들도 직접 가보진 않아도 이해하게 된다. 금화왕국의 도시 중 제일 큰 곳으로 가기 전에 그 도시의 대표자를 부르니 아직 체계가 없어서 중심적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임시로 도시를 이끄는 사람들을 보내라 하니 한 사람이 아니고 열 명 정도의 집단이 금화왕국에 도착한다. 그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한 사람씩 따로 불러 알아볼 것도 물어본다. 그제야 어렴풋이 금화왕국의 일부분이 만들어지고 분명해진다. 사전준비를 완벽하게 하고는 파봉시를 방문하려는데 고영 왕국으로부터 사절일행이 금화왕국을 방문하여도 좋은지 연락이 온다. 싫다고 하기도 곤란하여 방문을 허용한다. 그도 그렇게 하려다가 하지 못했던 것이다. 고영 왕국의 사절일행으로부터 그들의 삶의 모습을 느끼게 된다. 정기적으로 사람들이 왕복하도록 하자는데 반대할 처지도 아니다. 그들이 떠나고 사정이 허락하여 파봉시를 방문하려니 세블국 중앙정부로부터 급히 오라는 연락이다. 할 수 없이 총독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총독은 나오지도 않고 총독 보좌관으로부터 고영 영주의 사절일행이 다녀간 사실을 질문 받는다. 사실이라고 하자 답방형태로 고영 왕국을 방문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무룩한 마음으로 그는 금화왕국으로 돌아온다. 알고 보니 금화왕국의 밖으로는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 여겨진다. 계획했던 파봉시에 마음을 진정시킨 뒤 시간이 무척 지나서 방문한다. 애래우캐리야 나무꼭대기마다 환영을 하는 조그만 천으로 만든 수술들이 휘날린다. 색깔을 구별하여 세블국, 금화왕국, 파봉시를 상징한다. 가장 안쪽은 하늘에서 보이는 형태로서 파봉시, 중간에는 금화왕국, 바깥은 세블국의 상징이며 전체로 볼 때는 사람의 모습을 만들어 놓았다. 가장 중앙의 아라비행선 비행장에는 장미꽃밭의 들판에 꼬마들이 놀고 있다. 사뿐사뿐 숲 속에 내린다. 많은 시민들이 나무위에 둥둥 떠서 그들 일행을 환영한다. 파봉시 시장실로 들어서니 파봉시에서 제일 굵고 높은 나무들로 기둥이 세워진 중간에 층을 얹혀서 집무실이 만들어졌다. 언샘차와 장미꽃 과자를 먹고는 시정설명을 듣는다. 아직까지 시장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다음번에는 자체적으로 대표를 뽑던지 그렇지 않으면 임명을 하겠다는 언질을 준다. 쭉 파봉시를 둘러보고는 왕국의 처소로 돌아온다. 다음에는 의봉시를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점을 검토한다. 마찬가지로 의봉시도 대표자가 정해지지 않고 파봉시보다 낮은 형편의 삶을 살고 있다. 의봉시에는 특이하게 일정구역에는 오동나무 숲이 있는데 이곳에는 사람이 사는 집이 들어서지 않고 휴식공간으로 이용된다. 찾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지만 조용히 정신수양을 하기엔 적합하다. 철학적 주제를 가지고 평생을 보낸 늙은이들이 그들의 존재여부를 나타내는 구역이기도 하다. 구름처럼 젊은이들이 가르침을 받고자 모여드는 번거로움도 반기지 않는다. 오동은 오동이로다. 당연한 말을 한다. 오동나무는 오동나무이지 다른 나무일 이유가 없다. 식물군집서식으로 볼 때 애래우캐리야 숲이 전역으로 우거지면 오동은 스스로 자리를 내어놓고 사라지는데 토양이 다른지 어떤 조건이 변수인가? 확인은 안 됐지만 오동나무 숲이 조그만 구역에만 우거진 의봉시이다. 어떤 사람은 그곳에서 오동나무에 손을 대자 부드러운 거문고 소리가 귓전에 울리더니 사흘 밤낮으로 즐겁다가, 구성지다가, 아름답다가, 조화로운 음이 그의 마음속에 흐르고 온몸의 기운을 깨끗하게 만들어주어 다시 찾았지만 두 번 반복하여 영혼의 울림소리를 듣지 못했다 한다. 그 기억으로 인하여 오동나무를 아주 수준 높은 음악의 선생이 환생으로 인간에게 돌아온 것이라 여긴다고 한다. 다른 한 사람은 오동나무 숲에서 숨을 쉬었더니 모두가 오동나무로 만든 궤짝이 되었는데 온갖 금은보화가 계속 쏟아져 나와 감당할 수 없어서 하루 내내 산더미처럼 집에 쌓아두고 그 다음날이 되어도 또 번쩍번쩍 나타나서 귀신이 곡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 바람에 그 재물을 가지니 의봉시의 제일 돈 많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제일 부자가 되고, 한 사람은 의봉시의 최고 음악인이 되었다. 한 사람은 오동나무 열매를 줍다가 널따란 무릉도원에서 의봉시보다 큰 땅에 웅장한 궁궐 속에 수만 가지 서책이 가득하여 신기해 펼쳐보자 모든 지식이 그의 눈을 통하여 머릿속에 새겨지므로 의봉시의 큰 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며칠 동안 펼쳐본 천여 가지 서책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도 틀리지 않게 기억하는데 말하는 것들을 대조하면 실제로 틀리지 않는 것이다. 이리하여 신령한 기운이 배어있기도 한 오동나무 숲이다. 세 사람이 신통력을 경험한 이외는 더 이상 기적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모두들 마음속에 큰 바람들이 있으므로 오동나무 숲을 가까이하려 노력들을 한다. 오동나무 숲지기 영감은 그에게 그런 행운이 떨어지기를 바라지도 않고 묵묵히 숲을 지키고 가꾼다. 아무에게나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밝고 선업의 적공이 하늘 높이 올라가야만 되는 일이므로 쓸데없이 욕심을 가진 사람들은 섣불리 그렇게 되기를 바라기보다 열심히 덕을 닦고 길을 밝히는 세월을 보내야 한다. 오동아, 오동아, 너는 오동이로다. 의봉아, 의봉아, 너는 의봉이란다.
또 한 사람의 한심한 인물도 있다. 그는 금화 영주가 오동나무 숲을 방문하면 하늘에서 성스러운 구름이 내리고 구름 속에서 아름다운 남녀 아이가 나타나서 이 금화왕국은 평화로운 곳이라고 하면서 다음의 왕국은 우리들이 이끌어 간다며 모두들 경건하게 하늘에 정성을 모아 절을 합시다. 이런 설법을 하는데 그 아이들이 다음 금화왕국의 영주란 것이다. 모두들 하늘에 절을 하는 시나리오를 연출하려던 자이다. 허위사실유포죄, 민심교란죄로 금화왕국의 처소에 불려왔다. 왜 그렇게 했느냐? 물으니 금화 영주를 위해서 했다는 것이다. 어째서 위하는 것이냐? 물으니 그렇게 하여 튼튼한 영주권한을 신성시하게 하면 기적이 일어난 것으로 사람들이 알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적이 아니라 황당무계한 조작극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마당에 제 정신이 나간 녀석이 아니냐? 물으니 금화 영주를 위하여 무슨 일인가를 해보려다 도가 지나친 것 같아 할 수 없이 죄를 지어 백배사죄 한다는 것이다. 별 희한한 정신병자도 다 있는 것이 왕국의 현실이다. 이 정신병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골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예비적 정신병자들도 재교육을 하던지 단속하도록 담당관에게 지시하는 일이 벌어진다. 정신병은 왜 생기는가? 그것은 너무도 집착하여 그쪽으로 외골수로 가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 여러 여건들을 고려하여 절충하거나 상대방을 인식하여 객관화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자기의 주관성이 지나쳐 사회와 부조화 되는 괴리감이 너무 크고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개인의 내적, 외적 형상들도 복합된 것일 때가 많다. 아름다운 전설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정신병자증후군이 넘치지 않게 왕국을 통치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온통 아첨과 과잉충성으로 올바른 판단을 못하게 되면 큰일이다. 날마다 태평성대이고, 날마다 흥겨운 춤으로, 술로, 향락으로 가는 것을 옳다고 하면서 정신병자들과 더불어 같이 빠져들어 예비 정신병자증후군이 금화 영주에게도 나타난다면 심각한 지경에 이른다. 정신병적 과잉행동으로 영주를 평가하는 무리들도 조심할 부류들이다. 금화 영주는 그를 혹독하게 비난하거나 나쁘게 평가하는 사람들의 진실된 내용과 해치려는 사람들의 의도도 들어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진다. 얼토당토않게 영웅이나 신성시하여 잘못되는 것과 같이 그를 어떻게든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에게서 그가 다시 살 수 있는 토대들을 정직하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태껏 험악한 사건도 없었고 그에게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는데 그만큼 금화 영주가 신적인 능력의 소유자는 아니다. 아마 굴곡이 되는 것이거나, 살기가 아주 나쁘지는 않은 것이라고 여기지만 잠잠하게 물밑에서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기 위해 기다리는 중일까? 쉽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다. 의봉시로 방문을 하려다가 구설수에 오르고 이미지에 나쁜 쪽으로 쌓이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보류한다. 왕국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향하여 무엇인가? 물음의 행진을 한다. 막히는 곳은 뚫어지고 터지는 곳은 막아주어야 실개천이라도 물이 불어나면 큰일이 안 생긴다. 왕국의 앞날에 왕국민들이 어떤 것에 막힘을 당하는가를 살펴야 된다. 막힘을 당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 때도 있다. 어떤 때 올바른 것인가? 그 기준도 명명백백해야 된다. 영주가 잘한다는 것만 풀리고 잘못한다는 것은 자꾸만 막힌다면 비정상의 언로가 만들어져 숨이 답답해진다. 자꾸만 호흡이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맑은 공기와 자유스런 상태를 간절히 원하게 된다. 배고픈 사람은 배가 부르기를 원하고 그것이 막힌다면 우리들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정직한 의미에서 금화 영주가 선업을 쌓는데 옳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자신이 받아들이기에도 민망한 것을 자꾸만 좋고 옳은 것으로 떠받쳐 올리면 금화왕국을 이끌어가는 시초부터 잘못되는 일이다. 우려하던 일은 조그만 도시에서 또 일어난다. 이 세상에서 최고의 영주는 다름 아니라 금화 영주란 것이다. 자꾸 그럴수록 상대방 다섯 영주와 세블국 중앙정부를 자극하게 되는데 엄연히 그들도 자신들의 몫을 지키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금화 영주가 영특하고 선정을 잘 한다하여 상대방 왕국까지 정치적 힘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사태까지 진전된다면 상대방 영주들도 크게 반가워하는 일이 아니다. 아직까지 서로들 가까운 상대방 왕국에 대해서 백지와 같은 일들이므로 문제가 얽히지 않았지만 거기에 평가와 역사란 항목이 추가되는 날에는 비교를 통해서 자꾸만 서로에게 영향 받고 자극을 조절하면서 살아야 한다. 고영왕국을 방문하려던 일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세블국 중앙정부의 생각과 밑그림도 성심성의껏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금화 영주는 성문법이 아닌 내부자율권을 통하여 과잉충성을 유발하는 쪽도 신중을 기하여 대우하는 것을 마음속에 새긴다. 장미꽃으로 꾸며 놓은 뒤뜰을 거닐면서 허연 물결로 굽이치는 조각달을 쳐다본다. 지나온 것은 모두가 당한 일들이다. 자꾸만 미래에 다가선다. 지금 이 순간이 과거지사에 속한다. 그도 과거의 인물이 된다. 어떻게 맞이할지 확인되지 않던 영역들이 모두 과거이다. 젊은이들은 늘 미래에의 희망을 말하지만 그것은 과거가 되기 위한 것이다. 금화왕국의 과거는 어떤 일인가? 현재진행형인 그는 과거이다. 무엇보다도 과거를 살피는 것도 있어야 된다. 너무도 보수적 기질의 통치이념을 가진 고루한 늙은이로 비쳐지는데 달빛에 흐르는 심음은 더욱 옛일을 바라는 듯하고 귀에, 눈에, 몸에, 느끼는 것들이 낯설어지는 사람들이다. 애정을 가지고 진심을 따져본 것들이 가까운 것이 아니라 달과 더불어 먼 것이다. 그의 관념 속에는 달이 떠올라 있지만 세블국에서는 실제로 달을 볼 수 없다. 모두들 조각달을 쳐다보지만 그것은 지구에 살던 때나 달이 있던 곳에서의 달이었지, 세블국에는 뜨지 않는, 그들의 살아온 과거 속에 떠오른 달을 보고 허우적거리며 마음을 서글퍼하고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세블국의 밤에는 또 다른 위성들이 떠다니고 별들이 빛나야 된다. 아직도 금화 영주는 다른 위성, 다른 별을, 과거의 것으로 말하고 느끼는 모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신이 번쩍 뜨이면서 ‘여기는 세블국입니다. 여기는 지구가 아닙니다.’ 귓전에 때리는 소리는 로봇의 기계음과 흡사하다. 세블국에 있는 금화왕국의 영주로 돌아와 보니 아까 보인 것은 달이 아니라서 천문 담당관의 설명을 들어야 된다. 일부러 불러내어 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아 그대로 처소에 든다. 또 필름이 옛일로 돌아간다. 사고자유권의 뇌파는 멀리멀리 지구로 여행을 떠난다. 딸랑딸랑 조랑말을 타고 앞서오는 길에 뒤에는 꽃가마를 탄 신부가 있었다. 초가지붕엔 새로 입힌 샛노란 지붕이 유난히 반짝인다. 활짝 열어젖힌 사립문에는 결혼식을 보러 몰려온 사람들이다. 장구소리, 징소리, 꽹과리소리가 요란하다. 몰랑몰랑한 찹쌀떡과 콩가루에 묻힌 콩나물이 맛있었다. 덩실덩실 춤을 추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정신을 깨니 ‘여기는 세블국’이라는 컴퓨터 합성음이 들린다.
몸이 무겁다. 육신이 고달픈지, 정신이 몽롱한지, 스르르 잠자리에 쓰러진다. 한바탕 일장춘몽이었으면 좋으련만 모든 것은 사실이다. 도와주는 일이나, 방해하는 것이나, 잠자는 동안에는 모른다. 자신이 어렵거나, 힘들 때, 모르고 넘어가면 좋겠는데 마음대로 모르게 살 수는 없는 것이 인생이었다. 살아오면서 어떤 사람을 살려본 경험이 있는가? 살아오면서 어떤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해 보았나? 살아오면서 어떤 사람을 마음으로 섬겨 보았나? 살아오면서 어떤 사람을 어떻게 했는가? 아무래도 견디기 어려워 의사를 부르고 진맥토록 한다. ‘기력이 쇠하시고 힘든 일이 많아서 그러므로 푹 쉬는 것이 좋다.’고 이른다. 영원한 휴식으로 가버리면 아무에게 애를 먹이지도 않는다. 생명의 숨소리가 멈추어지고 싸늘한 육신이 돼 버릴 때 너는 진정 무엇인가? 그는 많은 죽음을 보았다. 부모님도 돌아가셨고 가까운 어른들은 한 분, 한 분, 모두 돌아가셨다. 어릴 적 자랐던 집을 생각하면 집집마다에서 안 죽은 사람은 없었다. 아주 세밀히 따져보면 주인이 영감이나 할멈이 없는 집은 그가 꽤 장성할 때 까지도 죽는 사람은 없는 경우가 있기는 했다. 그 집 주인도 영감이나 할멈이 되어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머잖아 금화왕국에서도 그의 장례식을 치를 날이 분명 있다. 장례도 못 치르고 죽는 참담한 일도 과거지사가 되면 밝혀질 것이다. 금화왕국의 영주는 세블국을 정성으로 통치하다가 후대의 영주에게 지위를 물려주고 편안히 세상을 떠나셨다. 이것이 후일 정식으로 기록되면 그의 인생은 끝이 난 것이다. 금화왕국은 너무도 어린 왕국이다. 왕국민들은 그들의 땅을 찾아온 것이 최근의 일이다. 지금도 하루하루 사람들이 정착을 한다. 너무도 생생하게 사람들이 그들의 발자국과 과거들을 기억하고 있다. 세블국의 금화왕국에서 영주 자신이 동떨어진 세계에서 왔으므로 그들의 밑바닥 사고자유권 심층심리의 전개과정에 대해 부족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심리적 내면에서 감추려는 부분도 있다. 그들이 속 시원하게 말하지 않는 부분들은 스스로에게 짐이 되고 밝은 쪽으로 인도되지 않는 일들이다. 남이 알아서 아무런 덕도 되지 않고 모두에게 화가 미치는 것이라면 꺼린다. 물론, 왕국이 책임지고 영원과 희망으로 잘못되지 않고 살려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고치고 바꾸어야 될 것도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지하국가의 일들이 이제야 그의 귀에 들어온다. 믿기지 않고 가끔 심장이 멎는 듯 했지만 엄연한 사실들로 확인되었다. 이제껏 금화왕국에서 정확한 언로가 존재하지 않았다. 일부러 묻지 않는데 굳이 참담한 것들을 말하지도 않았다. 말하려는 사람도 약간씩 그 의미를 파악하고 순화시켜서 조정한 흔적이 보인다. 세블국 중앙정부는 일체 설명이 없었다. 자세히 분석해보니 여섯 영주들은 전혀 다른 입장의 선상에서 왕국의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다. 왕국 사람들과 영주는 원래 인연의 끈이나 같이 살던 사람이 아니면서 왕국의 역할들을 수행한다. 완전히 별개의 땅에서 다르게 살던 사람들이 모인 땅에 그들을 이해하는 일도 진척되지 않고 가르쳐지지 않은 토양에서 서로의 공동선을 위해 살고 있다. 어쩌면 사람들이 과거에도 그렇고, 미래의 현상도 그렇겠지만, 몽땅 이해하고 같이 산다고는 보기 힘든 지경이다. 사고자유권 단순 흐름도에서 ‘이마에 구멍을 내도 진물도 안 나오는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서 풍족한 세블국은 환상의 땅이다. 선험적으로 모두들 좋다고 한다. 금화 영주도 보편개념에서 질서를 찾았다. 특수한 것도 엄연히 모르는 곳에 숨어 있다. 인류사에서 인간은 여성이거나, 남성이었다. 수천 년 동안에 한 사람의 이상 징후가 있을 수 있다. 몸에 양성의 기관이 들어 있는 중성적 인간이다. 이런 해괴한 특수적 경험칙이 이해될 수 있는 곳, 또한 세블국의 단면 중의 하나이다. 금화왕국의 영주는 이런 것들을 생각하거나 따지기 싫어하지만 그런 방향을 감지할 기초적 능력이 있어야 이해의 폭과 통치의 넓이가 배가되고 부드러워질 소지가 만들어진다. ‘모르는 것이 명약이다.’라는 점도 틀린 것은 아니나 상대적 진리론을 펼치면 모든 것이 얼토당토않다가도 합리주의적 궤변에 들어맞기도 한다. 다른 모습을 보고 같은 의미를 찾을 줄도 알아야 되겠건만 늘 같은 의미에서 다른 모습을 찾아보는 것이 일상의 일이기도 하다. 소범위론으로 좁혀서 인간을 탐구하는 것도 흥미 있는 분야이다. 한 사람의 일생도 알게 모르게 긴 시간의 경험, 분노, 실망, 희열, 온갖 것들로 꾸며진 종합예술이다. 좀 더 좁히는 미세소범위론으로 축약시키면 순간에 감당한 일로 평생을 개인에게 행동패턴의 고정화를 만들 수도 있다. 진실은 모두에게 합리적 잣대로 나타나야 되는데 사람마다 가치설정기준이 다르므로 똑같은 세상을 각각의 스펙트럼으로 분석한다. 개개의 빛깔은 달라도 근본 줄기는 같은 것이라는 보편적 논리와 정서로써 사람들은 정신적 허무공간을 메우려 안간힘을 쏟는다. 그는 그에게 밀려오는 빈 공간을 채울 따뜻한 무엇은 어떤 것일까? 사치스러운 마음과 정신은 품지 않았으되 황량하게 스쳐오는 바람처럼 폐부와 머릿속에 짓눌려오는 이상스런 기운을 떨쳐버리고 싶다. 어떤 것이 인간의 진실의 모습일까? 아무도 해답을 주지 않는 세월 속에 다시 한 번 더 찾아보고 싶다. 금화왕국의 흐름은 무엇인가? 짧은 기간에 무슨 역사가 가름되고 있는가? 오늘도 세블국에 발을 디디는 그들은 과연 영원히 행복하고 희망에 기대를 걸고 살 수 있도록 그들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그의 일이 되고 있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절대적 진리를 찾아도 어디에 있고 무엇인지 확연히 구별지우지 못해도 올바름에 기초한 그 무엇을 찾아서 그 터전을 금화왕국에 세우는 주춧돌의 역할은 언제든지 기꺼이 할 자신이 있으며 각오도 되어 있는 그이다. 금화왕국의 영주로서 그의 기본적 책무는 떳떳이 할 그 자신이기도 하다.
여인이 걸어간다. 외로움에 지쳐서 엎어질 듯 간다. 정해진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변함없이 그 길을 반복한다. 굶주림에 울부짖는 사자의 포효처럼 여인이 쓸쓸히 걸어간다. 아무도 동행하지 않는 험한 길에서 터벅터벅 길 위에 그녀의 존재확인을 시킨다. 실존의 모습은 이렇다. 옛날에도, 미래에도, 정해진 그녀의 목적지로 가고 있다. 갔다. 갈 것이다. 밀려오는 슬픔과 알 수 없는 허무한 나날들과 더불어 가고 간다. 무엇인가 변화하기를 바랐다. 어떤 좋은 것을 생각하는 자체가 실존의 존재론적 모순성이란 것인가? 행위규범의 잣대는 늘 여성을 등장시킨다. 여성은 강인한 족속이며 심한 성적욕망으로 갈등하는 강력한 힘의 원천을 지닌 인류사에 큰 족적의 이미지즘의 선구적 존재이다. 남성은 이와 반대속성의 족속이다. 우리는 여성이면 여성다움이라는 언어와 사회유행으로 포장시킨다. 그것이 진실에 가까운 변명이 된다고 누가 말하고 있나? 글과 문화가 존재하기 전에 원시동굴 벽화속의 여성은 과연 부드러움과 약함의 상징이었는가? 우리들은 세뇌되어 살고 있다. 세블국이 좋다고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한 여인이 과감하게 주장한 내용이다. 이 여인을 어떤 방식으로 대우하는 것이 금화 왕국의 또 다른 모습이 될까? 왕국이 그렇게 좋은 곳이 아니라는 정면도전적 태도표명이 나왔다. 지루한 과거를 더듬어보는 작업을 시작한다. 현실은 지금의 이 모습이다. 미래는 금화 왕국이 대답하는 수준에서 결정이 된다. 양심의 잣대가 움직이는 순간을 지켜본다면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고 그 잣대가 왠지 양심의 정의와 맞지 않는다고 소리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만가만 상황을 보기만 한다. 그런 조용한 사람들도 많다. 왕국을 수호하는 측과 정당한 해석을 위해 노력을 하는 측은 상호대립이 원래부터 올바른 수준일 법도 하다. 여인은 여인의 입장에서 여인의 주장으로 나왔지만 모두들 남자라고 말한다. 남자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육체적 진실은 여성이지만 모든 행위적, 사회적 역할은 남성이었으므로 그러한 평가적 상태가 나타났다. 문화는 약간씩 계속하여 집적되면서 세뇌되어온 산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여성으로 특징 지워진 것들도 세뇌된 일부분이다. 이 여인은 과거 경력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던 선생이었다. 아동들에게 올바른 생활규칙과 세계관을 이야기한다. 국가의 정당성, 교육의 민주적 방향, 모든 것들이 어린이에게 적용되게끔 방향을 지운다. 아주 성실하며 정직하게 살아온 모범적 선생이다. 어떤 연유에서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부분에 말꼬리를 합리적으로 나타냈는가? 말하고 싶은 것들이 함축된 표현으로 모두에게 이해되지 않으므로 직접적 진실토로에 나섰다는 것을 긍정할 분위기도 나타날 수 있다. 정상적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남편과 자녀들도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주위 환경요인들을 살펴보아도 건전한 세블국 금화왕국의 일부분이다. 왕국이 사람들을 세뇌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앞서의 서술처럼 주관적 관념이 포함된 거대한 남성적 이상을 존재화 시킨 모습으로 이해되어진 질문조서들을 훑어보면 아주 역동적이며 사회변혁을 꿈꾸는 위대한 사상적 기반을 지닌 철혈여인으로 보일 소지도 있다. 물리적 정의에서도 관성적 성질이 있듯이 이끌고 이끌리어 가는 것을 세뇌라 표현하진 못해도 그러한 것이 알게 모르게 존재한다. 사람의 타성적 정신구조에도 여성의 모습, 남성의 모습, 국가의 얼굴이 관성처럼 힘으로, 끈으로 묶어져 나아간다. 앞선 감각이던, 뒤쳐진 듯해도 부자연스럽게 끌어가는 정신적 긴장을 느꼈음이 분명하다. 일반인들도 차이는 있지만 긴장은 있다. 도둑을 지키는 경찰관도 정신적 끈을 늦추긴 어렵다. 범인을 찾으려는 형사들도 범인이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고 위험도 느낄 것이다. 공부를 하는 학자들도 연구해야 되는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좀 남성적 여인이란 표현이던, 정상적 여인이던, 정신적 긴장 속에 사회구조의 스펙트럼이 침투하여 금화왕국이 그런 모습임을 느끼게 되고 참기 어려운 표현치를 실증화 시킨 것은 현실이다. 현실성에서 답답함을 체험한 것을 없던 일로 덮어버리기엔 조심스런 판단을 해야 된다. 언로를 개방하여 속 시원히 독설들이 터져 나오는 것을 파악하려면 무슨 방법을 택하면 좋을지 궁리를 해본다. 정직한 말을 하더라도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진실한 왕국이어야 가능하다. 불이익의 개념정립이 광범위한 문제로 사람들이 더욱 경직된다면 자꾸만 환자의 고통을 계속시키는 결과와도 유사해진다. 생명위협, 신체위협, 경제적 위협, 장기간에 걸친 교도소 생활, 엄청나게 무서운 형벌로 나타나거나, 정해진 법률도 지키지 않고 테러적 방법을 동원한다면 세블국의 맑은 산소는 더 이상 올바른 호흡에 적합하지 않은 존재로 등장한다. 이 여인은 의도된 정치적 책략으로 발언하고 문제를 삼은 것은 아닌 듯하다. 자기 방어적 본능의 심신작용으로 표출된 것이다. ‘잠수함 속의 토끼는 숨이 헐떡거리면서 죽게 되면’ 그 다음 차례는 잠수함 안의 사람들이 죽을 시점이 된다. 전직 여자 선생이 이처럼 토끼의 비명을 지른 것은 수많은 여인들이 세뇌를 당한다고 소리치다가 픽픽 쓰러지고 그 다음은 금화 왕국도 흔들흔들 기반이 무너지는 시초가 될 것이다. 토끼는 독수리를 무서워하고, 독수리는 사람에게 숨을 죽이고, 사람은 들짐승・날짐승・식물들이 오염되어 인간에게 해악이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토끼가 없어지면, 독수리도 없어지고, 독수리가 살지 못하면, 인간도 생존조건이 험악해지는 자연생태계의 순환 고리이다. 가냘픈 여인이 제풀에 쓰러지면서 소리를 칠 때까지 금화왕국은 계속해서 태평성대임을 너무도 많이 내세웠지 않았을까? 긴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금화왕국의 사법적 잣대는 현재상황의 해석 의미이다. 여인을 무죄로 처리하는가? 중벌로 다스리는가? 가벼운 형으로 판결하는가? 엄밀히 생각하면 왕국이나 국가는 개인에게 그들 권력집단의 정당성을 늘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주 잘못되지 않는 한 도전적 의사표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쏟아지면 그 의미를 확연하게 파악하겠는데 숨어 있는 왕국의 이야기를 수집할 사람들을 만들어야 하는 괴로운 지경이다. 구체적이지 않은 것들을 모아오는 여론수집원들을 왕국에 파견하는 일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한다. 전달과정에서 내용이 첨삭되거나 바뀌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원형을 찾아내는 일이다. 숨어든 속이야기들이 쉽사리 드러나지는 않는 경우도 있고, '발 없는 소문이 천리를 가듯' 자꾸만 부풀어지는 유언비어성으로 증폭되는 예도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대식가가 토끼 세 마리를 금방 먹었다는 내용이 돼지 한 마리를 꿀꺽했다. 나중에는 사람이 아니라 괴물처럼 소 한 마리를 모든 사람 앞에서 먹었다는 믿기 곤란한 정도가 되기도 한다. 적은 월급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금은보화를 길에서 주워 백만장자가 되어 궁궐에서 산다고 하면 사람들은 언뜻 믿으려 하질 않는다. 믿음의 시초는 불신의 경우와 같이 사람의 마음 내부에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에 믿음의 탑이 무너지면 행복한 가정이 되긴 어렵다. 아들이자 남편이라는 가장 중요한 매개변수가 들어간다. 누구든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어려운 길들이 있다. 가족을 부양하려고 사회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돌아온 집안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존경하는 어머니가 이상스럽게 대립한다면 조정자의 남편이자 아들은 아주 괴로운 길이 된다. 부자지간, 부부간의 관계는 그 세월이 대부분 평생으로 향한다. 짧은 세월에 끝이 나지 않는다. 긴긴 인류의 역사는 이러한 관계로 하여 이어져 왔다. 이제까지 사람들이 튼튼하게 생존하고 있음은 며느리와 시어머니 간에 올바르게 서로가 잘 지내왔으므로 인간의 세대 간 연속이 끊어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런 위대한 일을 여인들이 하고 있다. 어머니가 없으면 아이들이 없었을 것이고 그처럼 힘들고 어렵게 자식들을 키우지 않을 것이다. 기르고 길러 왔으므로 인류는 영원히 생존하고 있다. 어린이를 낳아 기르고, 어린이를 정성껏 가르친 여선생이 이야기하는 바를 무시하기에는 곤란한 구석도 있다. 남편들은 아기를 키워 왔지만 아내나 어머니처럼 강력한 생존의지는 진정으로 덜 느꼈으리라 짐작된다. 모든 남성들은 아니라도 남성중심으로 이루어진 세계이지만 생명의 탄생과 가장 가느린 새 생명을 살아나게끔 양육하는 자는 자기 뱃속으로 난 아이를 키우는 여인이다. 금화왕국 영주 자신도 아기들이 배가 고파 보챌 때 물려준 젖은 없었다. 어르고 달랜 적은 있을지라도 그에게 아기를 위해 물리는 젖꼭지는 없었다. 어머니 젖을 물고서 모두가 살아난 사람들이다. 엄마의 젖꼭지를 한 번도 빨지 않은 그런 사람은 우주전체에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간난 아기로서 자라난 것을 누구나 인정한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보이지 않고, 알 수가 없으므로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도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 엄연한 진실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어머니의 젖을 빨고서 자란다. 틀림없는 진리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이런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자꾸만 싸운다면 인류의 진실에 위배되는 처사이다. 아기를 키워 본 여인이 합당한 주장을 하므로 간난 아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 같이 금화왕국의 영주로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한 명의 아기가 태어나는 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남자나 여자나 스무 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최소치가 길고 긴 이십 년이다. 기어 다니지 못하는 아기를 이십 년을 가르치고 먹여 살려야 겨우 간난 아이를 만들어낸다. 정말로 느리고 더디다. 이 여인의 아들・딸도 어느 정도 성장했겠지만 이십 년의 세월이 지나야 간난 아이를 생산할 것이다. 그전에 그는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들도 대부분 긴 시간을 요한다. 아기의 탄생과 늙은이의 죽음이라는 문제까지 포함된 것들이다. 되도록이면 여인들은 싸우지 않는 심성이 강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아기와 싸우는 여인이 있는가? 자기의 아들, 딸이 너무 어린데 싸움이라는 개념성립이 못된다. 사회적, 언어적으로도 어불성설이 된다. 여인들이 세상에 어떤 도전을 할 때는 무슨 근거가 있을까? 여러 변수를 살펴볼 이유를 영주는 느낀다. 아기 양육권을 포기하는 비인도적인 여인은 많을까? 어떤 경우에는 있을 지도 모른다. 늙은 할머니들은 아기를 낳아서 키워본 이들이다. 평생 동안 아기를 키우지 않았거나, 낳지 않았다는 할멈은 정말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세뇌를 주장하는 여인의 아이들도 정상적으로 커가고 있다. 금화왕국에도 자기의 육신으로 아기는 낳았으되 키우기는 다른 사람이 하는 특이한 경우도 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나서 이십 년이 지나 어른이 되었다고 꼭 삐뚤어지란 법도 없다. 하여간 여인과 아기는 긴긴 세월의 더딘 걸음이며, 아니면 행복으로 잠깐에 넘어버리는, 이십 년의 기준치가 존재한다. 영주에게 또 보고가 들어온다. 각기 다른 도시에서 두 여인이 아이들을 너무 세뇌시키는 것 같다는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한 여인은 전직이 그냥 가정주부이고, 한 여인은 전직이 옷가게 주인이라는 것이다. 계속된 항의에는 파봉시에서는 시장실로 다섯 명의 대표되는 여인이 방문하여 항의를 했고 서명한 여인이 천여 명을 넘는다는 것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의식적인 것을 이야기 안 해도 차차 성장하면 훤히 아는 것이므로 너무 빠르고 심하다는 것이다. 타개책으로 각기 어머니들이 있으니 어머니가 자율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므로 그 부분은 그대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들끓어 오를 여론을 피하기 위해 금화왕국의 아동교육 담당부서는 서둘러 어머니들의 요구조건을 전적이지는 않지만 상당한 수준까지 받아들이는 양보를 한다. 어머니들의 힘이 효력을 발휘하여 어린 아동들의 올바른 정신교육권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 아기의 양육이나 어린이의 교육이 지고지선의 방법으로 이루어지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일이다. 영주 자신도 감당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 아기를 키우고 교육하는 일에 전지전능한 신통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대단한 능력이 나타나기 힘들다. 일반적 왕국의 사람들이 영주이면 특이하고 우수한 것이란 선입견도 생기겠지만 어마어마하게 능력을 보유한 슈퍼맨은 아니다. 똑같이 잠을 자고 기력이 쇠한 노인이다. 실제로 그의 모습을 확인한다면 대단히 실망스런 표정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신동이라고 왕국에서 소문이 나서 어떠한가? 보면 천지개벽이 일어날 그런 것이 아니다. 일반 아이보다 꽤 낫다는 것이지 어린이의 재능이 어른과 같거나 넘어서는 것도 아니다. 대단히 우수한 아이라도 3~4년의 간격을 훌쩍 뛰어넘는 경우도 찾아보기 정말 힘들다. 이십 년이 지나야 기본적 왕국의 사람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약한 쪽의 발걸음을 계속 디디게 되면 사람의 삶의 원형들이 안쓰럽게 겨우겨우 지탱되는 느낌도 일어난다. 사람들도 살아가면서 맞지 않는 평가로 틀리게 알고 영원히 사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여인이면 약하다는 고정관념이라든가, 영주는 힘이 세다라든가 그 반대일 수 있는 측면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아야 되기도 한다. 항상 시어머니가 우선권을 차지하는 삶도 아닐 것이다. 긴 시간의 흐름에서 모습이 약간씩 다르게도 된다. 어찌 보면 세상은 공평한 부분도 있다. 많은 아기들이 약자의 지위이지만 정성껏 보호받아 다음의 약자들을 키워서 사회를 지탱시키게 만든다. 약자들도 언제까지나 약자인 것도 어니다. 성장 사이클로는 최소한 이십 년은 약자의 존재인 것은 확실하다. 서서히 바뀌어 기성세대로서 역할이 끝나면 다시 약자의 노인이 되기도 한다. 공존모형의 삶의 방식으로 큰 사고가 생기지 않으면서 이끌어지는 금화왕국이다. 시끄럽던 한 사건은 큰 혼란이 야기되지 않고 적당한 해결책으로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