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 최초의 정치인 출신 도백으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민감한 현안에 대한 정면 대응과 확고한 전문가형 인사 스타일이 눈길을 끈다.
대구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이 도지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과거에 경북도는 이를 대구광역시와 구미시 간의 문제라며 언급을 피해 왔었다.
실제로 이 도지사는 최근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만나 낙동강 물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하게 촉구했다. 김 장관은 이에 4천억 원을 들여 구미공단에 무방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방류시스템은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재활용한 뒤 최종 폐수는 슬러지로 만들어 처리해 일체 강으로 내보내지 않는 방식이다. 기대대로 구축된다면 구미공단의 오염수가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아 깨끗한 물 공급이라는 목표에 근접하게 된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운영비 부담 문제로 구미시와 갈등하던 것도 이 도지사가 “도에서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혀 종지부를 찍었다. 운영비를 지원해달라던 구미시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나아갔다.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이 도지사가 대구·경북 경제와 문화의 통합을 외치면서 양 지역이 상생·협력을 넘어 실질적인 단일경제권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보인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화답하면서 양측은 그동안 부단체장이 맡던 상생·협력위원장을 시·도지사로 승격하고 간부들 교환근무 등 5가지 협력과제에 합의했다. 경북도가 조성하는 관광진흥기금에 대구시가 동참하기로 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양성도 공동 추진한다.
전문가를 등용하는 이 도지사의 인사 스타일도 화제다. 이 도지사가 대기업 임원 출신 경제부지사를 뽑겠다고 공언하자 삼성과 LG의 임원 출신이 네 명이나 지원했다. 최종적으로 삼성전자 전무 출신 전우헌 씨가 임명됐다. 대기업 임원들이 경제부지사에 앞 다퉈 경쟁한 것도, 임용된 것도 경북도 역사상 최초다.
이 도지사는 도청 퇴직 간부들의 재취업 자리라고 비판받아 온 출자‧출연기관장 자리에도 명성 있는 전문가들을 중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국학진흥원장에 조현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임명한데 이어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에는 이종수 전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을 임명했다.
도내 인사에서도 발탁 승진제를 도입하면서 직원들 사이에 일 중심의 사업부서가 우대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났다. “도지사가 아닌 도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며 사업부서를 우대할 것이라던 이 도지사는 8월 인사를 통해 일자리 부서에서 연공서열을 뛰어넘은 승진자를 발탁했다.
앞서 이 도지사는 민선 7기 핵심과제를 최종 디자인한 ‘잡아위원회’에 40대 남녀를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남녀 성비를 절반씩, 위원의 40%를 40대 이하로 구성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분명하게 밝히고 훌륭한 인재들을 발탁해서 과감하게 일해야 한다”며 “골칫거리 현안들을 조속히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