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소방서 직원들이 10일 오전 3시 55분께 안동시 길안면 구수리 A(80·여)씨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안동소방서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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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 경북 안동의 시골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부자가 숨졌다. 70대 아버지를 구하러 50대 아들이 불길에 뛰어들었는데, 모두 돌아오지 못했다.
이날 새벽 4시쯤 79살 남 모 씨 집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부인 김 모 씨는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남 씨는 빠져나오질 못했다.
화마가 집을 삼키던 순간, 아들 53살 남 모 씨가 도착했다.
이웃 주민은 "아들이 지금 송이철이라고 해서 송이 따러 자주 왔대요."라고 말했다. 송이를 따기 위해 시골집에 들렀던 남 씨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곧바로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타고 온 차 시동도 못 끈 채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끝내 아버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안동 시내에 사는 남 씨는 외진 곳에 사는 노부모를 자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은 "아들은 안동(시내)에 있는데, 노부부가 있으니까 (여기 자주 왔어요). 결과적으로 둘이 여기 실종이, 매몰이 됐지..."고 안타까워 했다.
1시간 넘게 불이 꺼지지 않으면서 목조 주택은 일부 붕괴됐다. 목조와 양철로 된 집에 연기가 다량 발생해 수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초동 진화도 쉽지 않았다.
안동소방서 화재조사관은 "소방서하고 원거리에 있다 보니까 저희가 왔을 때 화재가 최성기 상태에서 집 주택 전체로 화재가 번져 있었기 때문에(인명 구조가 어려웠다)"고 했다.
새벽 외딴 주택에서 일어난 화재로 부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면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