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의 정보로 하루의 일상을 시작한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예측했듯이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힘의 근원이 이미 지식 정보계층으로 넘어가고 있다. 국가나 기업이 사회를 지배하던 시절은 이미 과거가 돼버렸다. 권력의 본질 자체가 과학적 혁명과 같은 첨단기술 수단을 통해 변화한 세상이다. 토플러는 인류 역사상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변화시킨 3번의 혁명이 있었다고 했다. 하나는 농업혁명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산업혁명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식과 두뇌에 바탕을 둔 정보혁명을 손꼽았다.
정보화 사회는 정보가 중심이 돼 가치를 만드는 세상이다. 물질과 에너지가 자원이 됐던 농업화 및 공업화 시대와는 대별되는 개념이다. 정보화 시대에는 과잉정보나 불량정보로 인한 부작용이 필수적으로 나타난다. 산업화 과정에서 드러났던 물질만능주의와 비슷한 사회적 병폐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 문제가 또다시 국감장에서 논란이 됐다. 가짜뉴스의 범람을 법으로 규제하자는 여당과 현행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한데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는 야당의 주장이 맞섰다. 결론적으로 정치권이 이 문제를 두고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공방을 주고받는다면 결론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가짜뉴스는 개념 자체가 불분명하고 사용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다. 학자들도 가짜뉴스의 역사를 인류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만큼 길다고 말하고 있다. 인류가 생활 속에서 전해 듣는 정보는 가공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가짜정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류는 가짜뉴스와 늘 다퉈 온 투쟁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정보화 사회에 대한 평가는 정보를 얻는 사람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사용해 인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이 정보나 컴퓨터에 지배되는 세상이 되어서는 올바른 정보화 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의 지혜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가짜뉴스를 통제할 뾰족한 수단도 없지만 통제보다는 똑똑한 소비자의 판단이 더 중요하다.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가 없어야겠다.
우정구 케이투데이 편집인
<전 매일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