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3년차 정기국회가 종반에 접어든 가운데 대구·경북 의원들의 ‘입법 성적’이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 의원들의 법안 발의 및 통과 건수는 대구 의원들의 절반 수준에 그쳐 최악의 입법 부진상태를 보였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7일 현재 300명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 건수는 1만4천702건으로, 이 중 2천990건(20.3%)이 통과됐다. 통과는 원안가결, 수정가결, 대안반영폐기 등 3종을 포함한 개념이다. 의원 1인당 49.0건 발의, 10.0건 통과 기록을 보였다.
이에 비해 대구 지역구 의원들(12명) 대표발의 법안 건수는 475건이며, 이 중 91건(19.2%)이 통과됐다. 통과율은 전국 통계와 비슷했지만, 1인당 발의 및 통과 건수는 각각 39.6건, 7.6건으로 전국 평균에 못미쳤다. 더욱이 경북 지역구 의원들(13명)은 317건 발의에 51건을 통과시켰다. 1인당 24.4건 발의, 3.9건 통과에 그쳤다. 통과 건수로 계산하면 전국 평균의 40%, 대구 평균의 51%에 불과하다.
지역 의원들 중에선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이 70건 발의, 17건 통과로 가장 왕성한 입법활동을 보였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발의 건수는 53건에 그쳤지만 통과는 18건으로 최다를 기록해 가장 실속있는 입법활동을 벌인 것으로 평가됐다.
그 뒤로 재선의 한국당 박명재 의원(포항남구-울릉)이 60건 발의에 14건을 통과시켰고, 더불어민주당 재선인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도 60건 발의에 10건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초선의 한국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도 60건을 발의했으나 통과는 3건에 그쳐 내실이 부족했다. 그에 비해 한국당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56건 발의, 11건 통과로 4선의 노련함을 보였다.
지난 3년 동안 자신의 법안을 한 건도 통과시키지 못한 ‘불임(不姙) 의원’도 적지 않았다. 초선 중에선 등원 4개월째인 한국당 송언석 의원(김천)을 제외하고 같은 당 김석기 의원(경주)이 유일했다. 3선 중에선 한국당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이 ‘통과 0’을 기록해 같은 당 3선인 김광림 의원(안동)의 ‘7건 통과’와 대비됐다. 4선의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도 통과 법안이 하나도 없어 대선 출마 이후 정치적 슬럼프를 대변했고, 옥중에 있는 한국당 최경환 의원(경산)도 불임 대열에 합류했다.
이밖에도 한국당 초선인 최교일 의원(영주-문경-예천) 1건 통과(21건 발의), 백승주 의원(구미갑) 2건 통과(13건 발의) 등으로 저조해 발의 건수가 적을수록 통과 건수도 적었다. 3선의 한국당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도 2건 통과에 그쳐 한동안 검찰 기소로 의정활동이 부진했음을 방증했고,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구병)도 발의 및 통과 건수가 적어 ‘태극기집회’에 열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역 출신 비례대표 중에선 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43건 발의, 2건 통과에 머물렀지만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54건 발의, 8건 통과로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