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아버지는 밥을 찾으러 동해로 나갔다
무사히 돌아오기를 정화수 떠 놓고 빌던 어미
올망졸망 식구들은 숟가락을 들고
까마득한 수평선 등대를 바라보았다
친구여! 삶이란
갈매기 날개를 펴고 저 바다를 넘는 것
복사꽃 곱던 오십천 천변을 지나
새벽 강구항 어판장에 누이와 서면,
그 겨울 방어와 오징어 팔러 대처로 나가든
어미의 터진 손등이 보인다
찢어진 어망 사이로 폭설이 내려도
우리들의 책보는 희망으로 부풀었다
칠보산 팔각산은 알리라
해풍을 견딘 곰솔처럼 강인한,
만선의 깃발에 뱃고동 울리며 돌아오던
그 어부들의 물젖은 장화
깜깜한 밤중 태풍이 몰아쳐도 두렵지 않았다
오직,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는 한 마리 고래
친구여! 이아침 저 붉은 해를 대게의 집게발로 집어 올려
어촌마다 항구마다 둥싯둥싯 별신굿 노래를 부르자
김동원 / 약력
1962년 경북 영덕군 남정면 구계항 출생. 대구에서 성장. 1994년 『문학세계』로 등단. 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동시당선. 시집 『시가 걸리는 저녁 풍경』, 『구멍』, 『처녀와 바다』, 『깍지』 출간. 동시집 『우리 나라 연못 속 친구들』, 『태양 셰프』 출간. 시 에세이집 『시, 낭송의 옷을 입다』, 평론집 『시에 미치다』 출간. 시평론대담집 『저녁의 詩』 편저. 2015년 대구예술상 수상. 2018년 대구문학상 수상. 대구시인협회부회장. 대구문인협회시분과위원장. 『텃밭시인학교』 운영.
남학호/ 약력
남학호(59)화가는 영덕군 병곡면 출신으로 대구대학교 미술디자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1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신라미술대전, 대구미술대전, 경북미술대전에서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을 비롯해 전국 공모전에서 150여회의 운영위원, 심사위원을 역임하였고, 대한민국미술대전, 대구시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경상북도미술대전, 정수미술대전, 개천미술대전, 대한민국한국화대전, 소치미술대전, 김해시미술대전에서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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