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잠재적 당권 주자들이 ‘TK쟁탈전’에 돌입하며 경쟁 서막을 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입당 흥행’ 여세를 몰아 대구·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에 나서는 한편, 유력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황 전 총리와 같은 날 영남의 산업 현장을 찾는다.
이들 두 당권 주자는 ‘보수 본산’인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의 핵심 근거지를 한날 연이어 방문한다. TK(대구·경북) 유일 당권 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출마 선언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의원은 오는 28일 대구 수성구 한 음식점에서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 포럼21’과 토론회를 갖는다.
황 전 총리는 21일 대구에서 열리는 ‘여성 정치 아카데미’에 참석한 뒤 부산시당을 찾는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이후로도 대전·충청, 호남, 수도권 등 전국 순회 일정을 계획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책제안도 좋고 어떠한 의견도 좋다. 정치신인 황교안이 가야 할 길, 한국당이 가야 할 길, 한국정치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질문에 답을 달라”며 “저는 많이 부족하다.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고 넘어야 할 산은 높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친황계’란 말도 회자되면서, 경기 초반 대세론 형성에 집중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 전 시장도 21일 영남권 방문으로 전국 순회 일정을 시작한다고 전해졌다. 다만 황 전 총리가 정당 행사를 찾아 당원 접촉에 무게를 둔 것과 달리, 오 전 시장은 산업 현장을 주요 방문지로 정할 예정이다. 현재 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점 등 ‘미래 대안’ 인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출간할 자서전 제목도 ‘미래’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7일 친황계 논란에 대해 “아직 ‘친오’란 말은 안 나온 것 같아 다행이다. 지속적으로 탈계파, 초계파의 자세로 전당대회에 임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황 전 총리에 특정 계파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상황과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당이 존폐 기로에 섰던 지난 2년 동안 뒷짐 지거나 탄핵 때 동조 탈당 하거나 숨어서 방관 하던 사람들이 이제서야 슬슬 나와서 당을 살리겠다고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을 보노라면 어이없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탄핵 총리’인 황 전 총리, ‘탈·복당파’인 오 전 시장 등을 동시 겨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