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체육의 아버지'로 불린 박상하 국제정구연맹 회장이 지난 5일 7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1982년 경북하키협회 회장에 선출되면서 이전까지 승승장구하던 철강유통사업을 뒤로하고 체육인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후 경북체육회 부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및 부회장, 대한하키협회 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국제위원장, 아시아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등 체육 행정을 두루 섭렵했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 25년간 국제정구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정구 부흥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1994년 회장에 선임된 후 2015년 만장일치로 6회 연속 연임에 성공, 올해까지인 임기를 수행 중이었다. 박 회장이 정구 연맹을 이끄는 동안 22개였던 회원국 수는 90개로 늘었고 정구 불모지였던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년 세계대회가 열리게 됐다.
정구 외에도 한국 체육 전반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박 회장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았다. 2000년에는 아시아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11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특별위원으로서 2018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썼다.
그는 고향 대구의 국제스포츠대회 유치와 성공적인 운영에도 크게 기여했다.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2003년 U대회를 대구에 유치, 성공적인 대회로 이끌었다. 또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위원회 고문으로 2011년 국제육상대회 대구 유치를 성사시키는 데도 한몫했다.
최근에는 대구경북의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해 뛰어들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대한체육회 주요 관계자를 만나 대구·경북의 대회 공동 유치 의향을 적극적으로 타진했다.
고인은 장학사업에도 열성을 쏟아왔다. 박 회장이 설립한 금맥장학회는 1975년부터 달성군 지역에서 장학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이후 지난 40여년간 매년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4년까지 모두 3천200명의 중·고·대학생에게 26억여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고인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8년 체육 부분 최고훈장인 청룡장을 수상했고 2004년에는 국민훈장 중 첫째 등급인 무궁화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박소미·소연·찬국 씨가 있다. 빈소=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 6호실(6일), 19호실(7·8일). 발인=9일(토) 오전 6시 30분. 02)3410-3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