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을 지역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4~5월 개최되던 주왕산 수달래 축제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지난 1987년 셀마 태풍으로 수달래 군락지가 대형군락지가 훼손되면서 계곡의 표층이 불안정한 가운데 자생하는 수달래의 개체 수가 급감해 지금은 희귀식물로 불릴 정도.
여기에다 이상기온까지 겹치면서 주왕산을 붉게 물들였던 수달래가 점차 사라져 이제는 명맥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주왕산 국립공원 사무소는 “그간 수달래를 경관자원으로 지정해 모니터링과 함께 증·이식 실험을 매년 해오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최근 몇 년 사이 청송군은 축제 기간 중 수백만원어치 수달래 화분을 구입해 축제에 활용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했지만 별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또한 활짝 핀 수달래 군락을 기대하며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화분에 담긴 수달래를 보고 크게 실망하며 발길을 끊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청송군도 축제 지속 개최에 대한 고민을 거듭 할 수 밖에 없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수달래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관광객과 지역민들의 참여도가 급감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5일 청송군 축제위원회는 회의를 거듭한 끝에 올해 주왕산 수달래 축제는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대신 주왕의 피가 한이 서려 주방천 계곡에 피었다는 수달래 전설을 주제로 한 실경뮤지컬과 유명 연예인들을 초청, 공연하는 산사음악회를 7월에서 8월 경 당일 각 1회 공연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축제 취소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은 찬반으로 나눠지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지역 문화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한 만큼 다양한 방법을 강구 존속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수달래도 없는데 축제를 개최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군의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
한편, 윤경희 청송군수는 “수달래 축제의 잠정 중단의 결정에 동의한다”며 “새로운 문화 창달과 실물경제 행정을 펼쳐 군민들에게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