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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 수필가(좌)와 장호병 (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
수필가 윤 영씨가 올해 ‘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수필문학상'은 우리나라 수필가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창작활동과 작품성을 들어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하는 우리나라 수필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이다.
18일 오후 ‘월간 한국수필’ 주최로 대전시 유성구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제38회 한국수필문학상 시상식에서 두 번째 수필집인 '아주 오래 천천히'로 본 상을 수상했다.
지연희 한국수필가협회 명예이사장은 심사평에서 “윤 영의 수필문학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은 일상 속에 놓여진 삶의 의미를 서정적 감성의 깊이로 직조한- 숨. 곁, 덧, 헛의 갈래로 짚어내는 수준 높은 수필집이다. 막힘없는 물 흐름으로 내면의 깊이를 다듬는 문장력은 독자의 시선을 끌어 들이는 흡인력을 지녔다. 윤 영 수필이 짓는 수필의 집은 신비의 세계를 여는 마력이 있다. 의미를 다듬는 이야기 전개에 따라가다 보면 선명히 드러나는 주제와 흔쾌히 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매자나무과의 상록관목 식물인 ‘남천의 수난사가 그려진 수필(남천 씨가 칼을 품었다)은 오일장에서 어머니가 사 오신 칼을 석 삼년 가슴에 품고 있던 나무의 서늘한 의식의 깊이를 만나게 된다.”고 했다.
윤 작가는 영덕이 고향으로 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성교육학을 전공했다. 2005년 한국수필신인상에 당선 등단하였으며, 대가야신문사 ‘윤영의 문학공간’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계간 ‘문장‘ 편집위원과 2017 대구문인협회 올해의 작품상과 2018 달구벌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수필집으로 ‘사소한 슬픔’과 ‘아주 오래 천천히’가 있다.
<수상소감>
하당에르비다 국립공원은 만년설과 빙하로 뒤집어썼다. 칼바람이 지난다.
키 작은 나무, 풀 한포기 없는 툰드라에 눈발이 쏟아진다.
야생은 거칠었다.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 엊그제 돌아왔다.
할 일은 만년설처럼 쌓였는데 몽롱한 기분으로 수상소감을 적는다.
생것의 수필을 쓰고 싶었으나 매번 불에 그을리다 만 글을 붙들고 스무 해를 보냈다.
쥐어짜면 물이 흐르고 두들겨 패면 맞장 뜨고 보듬어주면 가만히 와서 안겨주는
‘너’의 자리에 수필을 앉히고 싶었다. 갈 길은 멀지만.
생각지 못한 수상 소식에 빙하를 녹일만큼 가슴이 뜨겁다. 기쁨에 이불을 끌어당겨 가만히 얼굴을 묻는다.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울타리 밖에서 지 멋대로 날뛰며 순하지 못한 글.
치열하게 수필의 길로 가라며 주신 격려의 상 영광스럽게 받는다.
끝으로 심사위원님들과 한국수필가협회에 고마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