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15일 칠성시장에서 민생현안을 살피며 28여년 간의 공직을 마무리했다.
공직을 떠나는 이날 설 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차 칠성시장을 찾은 이 부시장은 “서민경제를 챙기는 일에는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면서 “공직자들은 전통시장처럼 시민들의 삶이 진하게 묻어나는 치열한 현장에서 직접 답을 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시장은 2018년 8월 부시장 취임 첫 날 새벽에도 칠성시장으로 출근해 환경미화원들과 직접 쓰레기를 치우며 시장 상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은 바 있다. 이날 마지막 공식 일정 역시 칠성시장에서의 장보기 행사로 마무리함으로써 취임과 퇴임일정을 모두 칠성시장에서 치르게 됐다.
앞서 이 부시장은 대구·경북의 정신을 담은 '선비, 그 위대한 뿌리'를 발간하는 등 총선 출마 채비를 서둘러 왔다.
이 책은 대구.경북을 관통하는 정신사적 원류를 선비정신으로 규정하고 독립운동과 항일의병, 국채보상운동, 2·28민주화운동, 새마을운동 등 다양한 시대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선비정신의 탁월함을 담고 있다.
이 부시장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대구 성광고, 경북대 행정학과를 거쳐 서울대 행정대학원(석사), 미국 시라큐스대학(행정학)을 졸업했다.
지난 1992년 행정고시(3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대구시(22년)와 행정안전부(6년) 등에서 28년간 근무했다.
이 부시장은 평소 격식을 따지지 않고 격의 없이 직원들을 대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이런 이유로 유난히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다. 이와 관련 이 부시장은 “어렸을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자연스럽게 다양한 일과 사람들을 경험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진솔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퇴임을 앞두고 이 부시장은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해 장보기 행사에 이어 시청 별관 로비에서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퇴임을 축하하는 자리만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