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타포는 독일 나치스정권하에 있던 정치경찰이다. 비밀경찰이라는 뜻이나 나치스친위대와 더불어 체제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악명높은 조직이다. 모든 법적 규제를 초월하여 반정부 위험이 있다고 생각되면 무엇이든 잔혹한 방법으로 수사를 벌였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는 최근 정치인과 언론인 등에 대한 무차별적 통신조회로 논란을 빚은 공수처에 대해 “게슈타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일갈했다. 검찰총장 출신이 보아도 공수처가 벌이는 통신조회가 지나치게 남발된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통신조회 대상으로 밝혀진 인사는 윤 후보와 그의 부인을 포함해 야당 정치인이거나 정부 비판 언론인, 교수, 대학생,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드러났다. 대체로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낸 인물이 공통점이다. 그래서 조회 자체의 편향성이 문제가 된다. 최근에는 5·18 특별법을 비판한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통신조회를 당하면서 “나는 무섭다”고 말했다.
통신조회는 개인의 사생활을 수사를 이유로 사법기관에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매우 신중하고 엄격히 통제돼야 할 영역이다. 법률에 따른 절차는 물론 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한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사법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남발할 수는 더욱 없다.
야당이 통신법 위반과 직권남발을 이유로 공수처장을 고발했다. 불법성 여부에 대한 올바른 진실규명을 위해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부분이다. 사법기관의 통신조회 남발 여론이 돌면서 괜시리 사생활 노출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다. 보통 시민도 행여 내 일상이 감시당하는 느낌에 섬뜩할 때가 있다고 말하니 사법기관의 통신조회가 주는 스트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