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속엔 거울이 보고 있었네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네
어둠이 내리면 사라져 버릴
이상한 일이었네
잃어버린 사랑이 와 있었네
목걸이와 루즈와 반지는
바람의 손톱에서 자랐네
그 겨울 흰 눈의 이야기들이
빠스각 빠스스각 쏟아져 나왔네
그녀는 붉은 목소리로 말했네
폭설 속 메아리가 묻히기 전까지,
가슴속 흐르는 물소리가 들렸네
꽃 속엔 거울이 누워 있었네
-시 ‘빠스각 빠스스각’ 전문-
본지(케이투데이)에 ‘해설이 있는 시’를 연재하고 있는 중견 시인 김동원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빠스각 빠스스각’이 도서출판 그루에서 출간했다. 네 번째 시집 ‘깍지’ 이후 6년 만이다.
‘빠스각 빠스스각’은 ‘뽀드득 뽀드득’의 옛말로 이번 시집에는 30편의 시를 5부로 구성했으며, 말미에는 자전해설 ‘시는 어디에서 오는가’로 꾸몄다.
제1부 말귀, 제2부 달맞이꽃, 제3부 엠블런스, 제4부 시검(詩劍), 제5부 황진이로 꾸며진 이번 시집은 우주의 신비로운 소리와 몽환의 시 세계를 담아냈다.
또한 그만의 독창적인 시의 무늬와 시론, 그리고 다채로운 색채 이미지로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이다.
영덕이 고향인 그는 지난 1994년 ‘문학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됐다.
시집 「시가 걸리는 저녁 풍경」, 「구멍」, 「처녀와 바다」, 「깍지」와 시선집 「고흐의 시」와 시 에세이집 「시, 낭송의 옷을 입다」, 평론집 「시에 미치다」가 있다.
동시집 「우리나라 연못 속 친구들」, 「태양세프」를 출간했으며, 시평론 대담집 「저녁의 시」를 편저했다. 대구예술상(2015), 최치원문학상 대상(2018), 대구문학상(2018), 영남문학상(2020)을 수상했다.
대구시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구문인협회 이사, 한국시인협회, 대구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텃밭시인학교’ 대표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