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총회에서 두 번이나 부결시켰는데 또 다시 상정키로
조합원들, “조합 발전 아닌 현 조합장의 장기집권 위한 욕심일 뿐”
“수의사 채용, 위탁우 문제, 직원 횡령에 대한 미회수금 해결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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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영양축협 전경 |
“이런 경우가 어디 있냐. 두 번이나 부결시킨 안건을 또 다시 상정한다는 것은 조합원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조합 발전을 위한 상임이사제 도입이 아니라 조합장 개인의 욕심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청송영양축산업협동조합(조합장 김성동, 이하 조합)이 지난 대의원 총회에서 두 번이나 부결시킨 상임이사 도입 안건을 ‘밀어붙이기식‘으로 또 다시 상정하려고 하자 대다수 조합원들이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대의원 총회에서 상정된 상임이사제 도입에 대해 ‘열악한 재정상태와 경영투명화를 위해서라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부결시켰다.
그러나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의원 총회에 또 다시 상정키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대다수 조합원들이 ‘조합원들을 무시해도 정도가 있어야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16일 오전에 가진 이사회에서 조합 측은 아직 대의원 총회를 거치지 않았는데도 상임이사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정관 개정(안)까지 들고 나와 참석 이·감사들의 반발을 사는 등 한바탕 헤프닝을 연출하였다는 후문이다.
조합 측은 상임이사제 도입이 조합장의 영향력을 줄이고 경영에 대한 전문성 제고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다수 조합원들은 상임이사제 도입이 현 조합장의 장기집권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농협법에 따라 조합장의 연임은 3선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상임이사제 도입으로 조합장이 비상임조합장으로 전환될 경우 장기집권이 가능해져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게 조합원 대다수의 중론이다.
또한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조합장이 상임이사제 도입에 목 멜 것이 아니라 우선 급한 현안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장 급한 것이 1년 넘도록 공백상태인 수의사 확보 문제다. 그간 조합원들은 수시로 수의사 확보 문제에 대해 요청했지만 1년 넘게 감감무소식이라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인근 시·군으로 고액의 경비를 지출하면서까지 다녀야 되는 실정이다. 그토록 도입하려고 몸부림치는 상임이사 연봉이면 제대로 된 수의사 확보는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경영사정이 어려운 조합원들에게 배분되어야 할 위탁우 사업이 근본 취지를 벗어나 조합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들에게 배분되었다며, 위탁우 사업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1월에 터진 6억2천만 원의 직원 횡령사건에 대한 미회수 금액에 대해서도 조합 측은 제대로 된 회수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6억2천만 원 중 현재 1억1천만 원만 회수 된 상태로 말로만 ‘책임진다’며 어물쩡 넘어갈 것이 아니라 당연히 조합장을 비롯 임원진들이 회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밝혀야 된다는 것.
지역농협의 자산규모가 1500억 원 이상이면 비상임조합장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자산규모 3000억 원 이상 조합은 의무적으로 비상임 조합장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청송영양축협은 현재 자산 규모가 1100억 원 정도이다.
한편, 내년 조합장 선거에 출마를 준비 중인 심칠섭 이사와 김정수 감사, 황대규 청운축산 대표도 상임이사제 도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25일 개최되는 대의원 총회에 조합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