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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6일 '수해 골프'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회의에서, 약 90분간 홍 시장이 추가 제출한 소명 자료를 검토한 뒤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지난 15일 재난 상황에서의 골프 행위와 그 후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게시한 SNS 글, 국회에서 한 언행 등은 모두 국민의힘 윤리위 규정의 징계 사유, 즉 당의 윤리규칙을 위반해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이미 사과하고 수해복구 활동에 참여했지만, 행위의 시기와 경위, 이후 사정에 비춰보면 당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일반의 윤리감정과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이므로 윤리규칙을 엄정히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홍 시장은 당 대표와 대선 후보를 지내는 등 국민의힘의 중요 정치 지도자로서 더욱 엄격한 윤리 기준을 지켜야 한다. 차기 대선에서도 당내 유력한 후보로서 국민들은 그의 언행과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개인뿐 아니라 소속 정당까지 함께 평가하기 마련"이라며 "국민과 함께하고 공감해야 할 집권당의 지도급 선출직 공직자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과 행위를 하고 급기야 민심에 맞서는 태도를 보이는 건 당 이미지 훼손하고 민심 떠나게 하는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은 그러면서 "윤리위가 다른 정당과 달리 윤리적으로 엄정, 신속한 조치를 한 것은 정당이든 정치인이든 민심을 못 얻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이야말로 어느 정당이 더 혁신, 개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이번 윤리위 결정으로 다시는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충청·영남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 골프를 치러 갔다. 이후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윤리위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은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는 글을 SNS에 올렸고,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도 자신의 행위가 "부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홍 시장은 지난 19일 사과 기자 회견을 하고 논란을 빚은 SNS 게시물 두 건을 자진 삭제했다. 또 윤리위에 사과문과 의견서, 비상상황 근무 현황표 등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윤리위 징계 개시가 결정된 뒤 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고사성어를 올리며 불만을 드러내 또 논란이 일었다. 홍 시장은 이 글을 스스로 삭제한 뒤 지난 24일부터는 경북 지역에서 사흘째 수해 봉사 활동을 했다. 이날도 윤리위에 출석하지 않고 소명 자료만 제출했다.
홍 시장은 당 윤리위의 징계 발표 뒤 SNS에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