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우리의 조상은 이 날을 설 명절만큼 중요한 명절로 여겼다고 한다.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나 보름날 자정을 전후해 마을의 평안을 비는 제사도 올렸다. 설날이 의례가 많이 있었다면 정월 대보름날은 공동의 행사가 많았다. 대표적 행사의 하나가 달집태우기다.
달집태우기는 정월 보름달이 떠오를 때 나무나 짚으로 만든 달집에 불을 질러 주위를 밝히는 행사다. 액을 쫓고 복을 부른다고 한다. 달집을 태우면서 절을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고 여름철 무더위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다.
달집이 훨훨 잘 타오르면 그해 풍년이 들고 잘 타지 않거나 꺼져버리면 흉년이 든다고 했다. 새해 처음으로 맞는 보름날을 맞아 과거의 세시풍속들이 지금도 조금씩 전해져 온다.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풍속은 가장 한국적이면서 대중적이다.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것을 남보다 먼저 보면 좋다고 하여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달이 뜰 무렵이면 서둘러 동네 동산에 올랐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풍년이 들기를, 자녀를 가진 부모는 자식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빌었다. 처녀 총각들은 좋은 배필을 만나 시집 장가들기를 소원했다.
부럼깨기나 오곡밥·약밥 먹기, 귀밝이 술 등의 풍속도 있었다. 우리 선조들은 국가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또 가족의 건강까지 한해의 모든 안녕을 정월 대보름달을 통해 소원했다.
정치적 대혼란 속에 맞는 올해 대보름날에 우리 국민은 무엇을 소원할까. 가정의 평안 그리고 나라의 안정을 소망하는 사람이 가장 많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