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의 원인을 규명한 국내 연구진 논문이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실려 주목을 끌고있다.사진은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 위치한 포항지열발전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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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의 원인을 규명한 국내 연구진 논문이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돼 주목을 끈다.
고려대는 27일 이진한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의 ‘2017년 규모 5.4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일 가능성 평가’ 논문이 세계 3대 과학학술지중의 하나인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진학·지질학·지구물리학 증거를 종합해 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지열발전소 유체주입 때문에 발생한 ‘유발지진’(induced earthquake)이라고 설명했다. 즉, 지열발전소가 지하에 물을 주입하는 바람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열발전소는 땅속의 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경우 EGS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시추공(주입정)을 지하 4∼5㎞까지 뚫어 물을 넣고 압력을 가하면 물이 땅속의 갈라진 틈을 따라 흘러가며 데워지는데 이를 다른 시추공으로 뽑아 올려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지열발전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압으로 물을 넣기 때문에 규모 3.5 이상의 유발지진은 발생할 수 없다는 게 학계 내 상식이었다.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선 포항 지열발전소에 주입된 물보다 800배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낮은 수압으로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 논문을 통해 설명했다.
이진한 교수는 "포항 지진이 유체주입으로 인한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확실하다는 의미"이라며 "수리자극을 통해 지금까지는 규모 3.5 이상 지진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포항 5.3 지진으로 그 가설이 깨진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에 국제 주요 학술지에 게재되면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결론에 이르면 지진으로 피해를 본 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포항지진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이 교수의 논문은 이런 상황에서 포항지진 원인 분석에 대한 새로운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