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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서인도와 대적자-1


남원환 작가- 대구출생 .대구성광고 졸업 .경북대 독문과 졸업  <주요저서>마음 중 단편 .대불(시집) .김대중 .한국전쟁 언저리 .금호강의 영혼(시집)






#매주 토요일 연재  









지하국가2       

15. 대서인도와 대적자-1




우주국가22의 지도자였던 유현왕의 손자 유현왕 3세인 이창동이 지하국가2에 왔다. 젊은 남자가 움직이는 것은 예쁜 여자를 구하여 연애를 하려는 것이 틀림없는 이유일 것이다. 또 다른 이유를 댈 것이지만 진실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창동이 찾아 나선 여자는 누구일까? 무작정 지하국가2에 올 수도 있다. 작정을 하고 왔건, 무작정 왔건 간에 결국은 여자를 구할 것이다. 짝이 정해지지 않은 젊은 남자는 아무래도 거친 구석이 있다. 짝이 정해지면 그 거친 태도가 많이 수그러들 것이다. 운 좋은 여자는 이 멋진 남자를 차지할 수 있다. 이 씨의 성을 가진 것을 보니 조상이 조선 시대에 처음으로 모습이 드러난 모양이다. 그 전에는 성 씨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런 상태였다. 성 씨란 것도 인간의 긴 역사에 비해 아주 짧은 것이다. 성을 구분하지도 않고 긴 시간을 지내왔는데 지금은 성 씨를 구분한다. 씨앗의 구별을 별로 안하다가 최근에야 하는 식이다. 아주 옛날에는 ‘나’라는 존재를 나타내는 문자도 없고 그림이나 그리는 수준이니 성 씨를 챙길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이창동의 씨앗은 현재의 수준에서는 최고로 좋은 씨앗이다. 겉으로 인정하는 부분에선 틀림없는 것이다. 만날 상대방 여자는 알 수가 없다. 어디에 예쁘고 젊은 여인들이 많이 있나? 그곳으로 나들이를 간다. 여자학교, 여자기숙사, 여자가 많이 모인 곳은 울타리가 우선 있다. 울타리는 경계이다. 선을 그어 놓았다. 사실, 여자만 모인 곳이 드물다. 남녀가 다 섞여 있는 곳이 대다수이다. 섞여 있는 곳일수록 울타리가 없고 개방되어 있다. 마음대로 우주국가나 지하국가를 오가는 것은 열린 세상이고 열린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간이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색다른 여인을 만나볼 수 있음이기도 하다. 그는 오늘 온 것이다. 어제 온 것이 아니다. 무엇이 색다른가? 지하국가2의 하늘이 고작 5미터이다. 그게 끝이라고 한다. 우주국가22나 우주국가2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높이이다. 높고 높은 하늘 아래에서 여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낮고 낮은 하늘 아래에서 짝을 구한다니 신비감이 확 줄어든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서 연애를 하자는 것은 쾌락이 제일의 목적이다. 만나서 결혼하고 섹스의 즐거움을 통해 아이를 낳자는 것이 주목적이다. 씨앗을 밭에 뿌려 아이를 낳자. 정액을 난자에 뿌려 자궁에 수태를 하여 아이를 낳자는 것이 목표라 볼 수 있다. 그것이 높고 높은 하늘 아래에서 신비함이 있어야 하건만 5미터 하늘 아래에서 해보자는 것이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이상한 오늘이다. 하늘은 낮지만 땅은 매우 넓다. 야외의 하늘은 인간이 늘 높게 인식하지만 실내생활을 할 때 천정은 그리 높지 않다. 거의 실내생활을 하는 것 같은 갑갑함이 가로 놓여 있으나 시각조작이 되니 문제발생을 해결해 놓은 것이라 어려움은 없으나 어쨌든 낮다. 원시시대에는 야외생활이 많았으나 세월이 흐를수록 실내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다. 지하국가2에서와 같이 대부분의 지하국가에는 실내외의 구분조차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제껏 인간이 실내에서 섹스를 많이 했나? 야외에서 섹스를 많이 했나? 공자도 태어남도 70대의 노인인 공자의 아버지와 10대의 여인인 공자의 어머니가 들판에서, 즉 야외에서 야합으로 애를 낳은 것이 공자라고 한다. 주거환경이 그리 좋지 않았는지 추운 겨울날은 아닌 모양이다. 그러나 야외보다는 실내에서 섹스를 많이 하지 않겠나?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하국가의 시스템은 거의 실내에서 사는 것이니 섹스를 더 많이 할 것이다. 꼭 그럴지 잘 알 수는 없다. 실내가 비좁을수록 남녀가 몸이 부딪혀 일이 터질 가능성이 커진다. 아무리 부부싸움을 한 부부라도 각방을 쓰지 않고 한 방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자면 어느새 몸이 한 덩어리가 되어 섹스를 하게 되어 싸움이 없던 걸로 돼버린다. 부부가 각 방을 쓰려 해도 각 방이 없는 고로 그렇게 된다. 남녀를 한 방에 넣고서 밖에서 못 나오게 문을 닫아버리면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지나면 아기가 생긴다. 좁은 공간에서 자주 접촉하면 남녀는 붙어버리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젊은 남녀가 좁은 공간에서 자주 접촉했는데도 붙어버리지 않으면 당연히 비정상이다. 좁고 어두운 무대공간에서 젊은 남녀들이 복작복작 대며 춤을 추면서 몸이 부대끼고 술을 마시면 일이 벌어질 확률이 크다. 그러니 밤새도록 춤을 추고 놀 것이다. 알고 보니 다른 곳이 천국이 아니라 춤추고 술 마시고 노는 클럽이 천국이라 여길 수 있다. 여자나 남자가 없는 곳만 평생을 찾아다닌 사람도 있다. 승려나 신부나 비구니나 수녀가 될 확률은 일반인에게 있어서 정말로 희박하다. 오늘 온 지하국가2에서 아직 이창동은 여인을 만나지는 않았다. 하루는 24시간이지만 시간이 자꾸 흐르고 있다. 하루가 다 지나기 전에 여인을 만나야 오늘 여인을 만나는 것이 현실이 된다. 그는 많은 여인을 보아왔다. 또 일생에서 많은 여인을 보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흘러가듯이 여인들도, 남자들도 지나치게 된다. 만난 여인과 들판에서 야합을 할지 실내의 방안에서 섹스를 할지 그럴 것이 분명하다. 70대 노인과 10대 소녀가 들판에서 교접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좀 우스꽝스럽다. 그 사랑의 결실이 4대 성인이면서 동양의 대인물인 공자라니 공자의 모습이 덜 공자 같다. 공자는 아버지의 장대한 기골을 닮아 풍채가 꽤 좋은 남자였다고 한다. 지하국가2의 들판에서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데 노인과 소녀가 공자 같은 인물을 자꾸 낳는다. 원시시대 인간은 원숭이처럼 야외에서 성행위를 했음이 추정된다. 그 이후로 주거가 생기므로 집안에서 하지 않았겠나? 이창동이 야외에서 야합을 한다. 야외에서 야합을 하는 상대방 여인도 분명 존재하는 구조이다. 혼자서 어떻게 야합이 되나? 공자가 살던 시대에 70살이면 대단한 장수이고 장수유전자가 있다고 한다. 공자도 꽤 오래 살았다고 한다. 천 년을 사는 유전자가 있는 이창동은 장수의 문제보다도 들판에서 야합하는 성풍속도에 관심이 간다. 인구밀도가 적은 시대에는 들판에서의 야합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인구가 도시에 집중하여 사는 세상에는 야합할 들판도 없고 보는 눈이 너무 많아 부담스럽고 환경이 야합에 적합하지 않은 구조라 볼 수 있다. 지하국가2에서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아주 오지로 가면 들판에서의 야합이 가능한 것이 된다.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젊은 남녀가 심하게 불이 붙어 있는 경우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의 눈만 피한다면 성행위를 하려고 들 것이다. 두 사람이 합의가 된 상태고 욕망을 참을 수 없는 지경이니 욕망을 해소하려 들 것이다. 이창동이 어디에서 쾌락을 쫒던 간에 주목을 받지 않으면 되는데 공자가 대단하다보니 공자 아버지의 일까지 드러난다. 이창동이 유현왕의 3세이니 유현왕의 섹스유형이나 그의 야합이 있는 경우엔 공자나 공자의 아버지처럼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 개인이 어떤 방법, 어떤 장소, 어떤 식으로 자식을 낳던 크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관심을 가지는 것은 사람들에게 인식될 만한 인물에 한정한다. 이창동이 어느 여인을 만나던 뉴스거리가 될 수 없다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오늘 여인을 만나는 것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스스로 여인을 찾아 먼 길을 왔노라고 해도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정말로 수컷의 울부짖음에 암컷이 반응을 하여야 하건만 암컷이 따라주지 않으면 서글픈 수컷의 울부짖음이다. 이창동이 오늘 수컷 늑대처럼, 수컷 매미처럼, 아니면 수컷 사자처럼 포효할 것인가? 그래야 정상이 아닐까? 아니면 비정상일까? 젊은 암컷 원숭이의 음부가 벌겋게 부풀어 올라 피가 터질 듯하고 음부를 젊은 수컷 원숭이에게 갖다 대면서 교미를 해달라고 하면 수컷 원숭이는 그렇게 하면 된다. 이창동이 여인을 구하지만 젊은 여인이 암내를 내는 암컷 원숭이처럼 나온다면 어렵지 않게 결혼이라는 것이 성사된다. 좀 이렇게 쉽게 되면 좋을 것 같으나 인간은 인간이고 원숭이가 아니다. 이런 원숭이와 유전자가 동물 중에서 가장 유사하다고 하니 인간의 모습도 과히 고상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창동이 찾는 것은 암내를 내는 암컷을 찾아다니는 일이 아닌가? 그것이 쾌락에 가는 길이고 연애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려는 것이 아니냐? 욕망의 덩어리를 녹여야 하는 이창동이 이 욕망의 덩어리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인을 오늘 만나는 것인가? 잠이 그를 붙잡으면 잠을 자면 되고, 배가 고프면 먹으면 되고, 성욕이 발동하면 상대방 여인이 있어야 하기에 오늘 여인을 만나야 되는 것이다. 혼자서 해결이 안 되는 것이다. 그 성욕을 해결하려고 그 먼 우주국가22에서 지하국가2로까지 왔다는 것이냐?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둘 다 맞는 것 같기도, 둘 다 틀리는 것 같기도 하고, 혼돈스럽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창동이 찾는 여인은 할머니나 어린 소녀가 아니라 분명 수태능력이 있는 젊은 여인에게 관심이 있고 그런 여인을 대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일부러 의식해서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그렇다. 자연적으로 보니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여인에게만 성적인 매력이나 접촉을 하려는 의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이다. 이창동이 여인을 보는 것이 첫눈에 불과 몇 초도 아닌 순간에 본능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겠나? 아니냐? 에 저절로 초점이 맞춰져서 그런 여성만 보이는 것이다. 수태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아예 관심이 전혀 없어지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되는 것이다.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것처럼 그냥 그대로 성욕이 일만한 젊은 여자만 포착된다. 공자의 아버지가 70대에 10대의 소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만 포착이 되는 것이다. 계속하여 딸만 낳다가 끝까지 노력하여 10대 안 씨 소녀 안징재를 통하여 아들 공자를 얻는 것이다. 이창동은 70대가 되어도 딸만 있고 아들이 없어 10대 소녀를 통하여 공자의 아버지처럼 아들을 얻으려 할지 모른다. 이창동은 70대가 되어도 교접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사실, 발기가 안 되면 죽은 목숨이라고도 한다. 여자가 폐경이 되어 아이를 임신하지 못하면 여자로서의 끝이라고 여기듯이 남자도 발기되지 않아 성행위를 못하면 죽은 것 같은 느낌이라 한다. 죽은 사람이 안 되려고 이창동은 천 살이 되어도 계속 아이를 생산할지 알 수 없다. 950살까지는 아이를 만들고 있는데도 마지막 남은 50살도 노인이 되기 싫단 말인지 심보는 그런 것이다. 50살부터 950살까지 청장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창동으로서는 대단히 축복받은 사람이다. 지하국가2의 모든 국민이 그러니 그에게만 특별한 능력도 아니다. 오늘 여인을 만난다. 아직 만나진 않았는데 기쁜 오늘 만난다면 즐거움과 괘락이 더 보태질 것이다. 발기된 자지에서 정액을 참지 못해 뿜어낼 때 쾌감이 상당히 좋다. 한 번 꽉 느끼는데 여자들은 계속하여 연달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니 그 패턴이 남자에게도 복합하여 나타나면 좋으련만 그런 연구는 없는지 모르겠다. 오늘 만난 여인인 처음 보는 여인과 성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은 현실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거의 어렵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지구의 20세기나 21세기에선 좀 쉬운 것은 아니었다고 여겨진다. 이창동이 오늘 여인을 만난다고 해서 하루 만에 결혼이 될까? 너무 뜨거운 남녀라면 술이라도 마셔서 감정의 제어가 전혀 되지 않고 욕망의 기능만 작용하면 성행위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십대의 미혼모가 덜컥 아이를 낳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몸을 섞으니 아이가 생긴다. 앞으로의 대책은 원래 없었다. 혼숙이나 혼음을 부지불식간에 하다보면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일도 발생한다. 피임이 가능한 세상에서는 원치 않는 임신이 줄어드나 피임이 불가능한 시대였던 옛날에는 생기는 대로 출산을 했을 것이다. 이창동도 오늘 만난 여인과 오늘 동침하여 그 여인이 열 달 후에 아이를 낳을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 대부분 안 그럴 것이라고 한다. 그럴 수 있는 확률은 적다. 잘 일어나지 않는 일에 승부수를 두는 무리수를 사람들은 잘하지 않는다. 확률이 높아야 안심을 하고 일을 한다. 오늘 분명히 아기가 생길 것이다. 이창동이 오늘 분명히 아기가 생기기 위해선 상대방 여인이 분명히 성행위에 응해 주고 모든 조건이 맞아야 한다. 꼭 그럴 것이다. 어제도 알 수 없었지만 오늘도 모르겠고 내일도 모르겠다. 오늘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우주국가22에서 오늘 지하국가2에 도착하여 여인을 만나 잠자리를 같이 했는데 아기가 생겼다. 그것이다. 그러니 두 사람이 결혼한 셈이다. 정식 결혼절차를 밟지 않았으나 아이가 만들어졌다. 사생아이네. 이창동이 오늘 사생아를 잉태시켜 나중에 사생아를 얻었다. 그 말이네. 사생아가 생겼다. 오늘 사생아가 생기기 위해서는 여인이 아기를 잉태할 날이어야 한다. 그리고 피임을 하지 않아야 그런 일이 발생한다. 전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확률적으로 따졌지만 일어날 수도 있음이다. 이창동이나 상대방이나 서로 사전에 연락이 되고 만나던 사이였으면 너무도 당연하게 그런 일을 통해 아기가 생길 수도 있고 결혼이 될 수도 있으나 그것이 아니라 처음이며 모르는 남남이 오늘 만나서 어찌 될 것인가를 점친다니 말이 많은 것이다. 남녀가 만나는 것은 처음 만나고 또 다시 만나고 반복하고 그런 단계를 거친다. 무조건 처음은 만나야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다. 처음 만나는 것이 오늘이다. 지하국가2에서 말이다. 사전에 상대방을 모르는 만남이다. 그런 만남이 전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수도 있다. 오늘 이창동은 블라인드 데이트를 한다. 이 첫 번의 블라인드 데이트에서 잠자리가 이루어지고 사생아가 출생한다. 아니, 그러면 여자 쪽에서 이창동을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여자 쪽에서 남자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아이를 낳는다. 참 희한한 일이다. 남자를 알고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반대로 이창동이 여자를 알고 있다면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서로는 절대로 모르지만 제3자가 두 쪽을 알고 있어 두 쪽을 통해 아이를 갖게 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가설을 동원하면 오늘 하루 만에 아이를 배어서 낳는 일이 성사될 수 있다. 제3자가 개입이 되지 않고 두 사람도 모르는 사이이고 그런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사생아가 태어난다. 그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가능성은 있다. 이창동이 실제로 상당한 인물이니 미리 손을 써서 채홍사나 여러 루트를 통해 대비하여 여인이 잠자리를 하게 되어있다면 문제는 너무 간단하게 풀린다. 결혼상대자냐? 하루 만을 즐기기 위해 선택된 여인인가? 상당한 인물에 대한 예우차원의 여자를 제공하나? 이제까지 개인적인 인물의 선에서 말하다가 국왕이나 외교사절이나 상당한 지위의 인물에 대한 배려이냐? 로 생각하고 옛날 왕조시대의 잣대를 갖다 대니 모두 풀려버리고 만다. 왕이나 사신이 오면 잠자리하는 여자를 들여보냈다. 심지어 오지에 사는 사람들도 다른 지역의 사람이 오면 근친결혼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전혀 다른 유전자를 섞기 위해 딸이나 자신의 부인까지도 남에게 잠자리 시중을 들게 하는 풍속을 언급하면 해답이 다 풀린다. 왕조시대에는 아예 관청에 관기를 두어 이런 일에 여인을 이용했다. 외국 사신이 오면 접대케 하고 지방수령이 와도 수청을 들게 하고 공공연히 유지해온 제도였다. 이런 저런 것이 아닌 단지 처음 만난 남녀가 이루는 첫날밤을 말하는데 그것이 과거에 해온 제도상의 일이 아니고 저절로 된단 말인가? 온갖 순수한 일을 말해보아도 워낙 인간에게 매춘이나 여성을 통한 아름답지 않은 관습이 있어서 그렇게 인식되기가 꽤 어렵다. 왕의 성적 노리개 감의 여인을 구해주고 벼슬을 하는 채홍사가 엄연히 있었으니 유현왕의 손자인 유현왕 3세인 이창동이 여인을 오늘 당장에 구하는 것이 진실한 만남인데 다르게 해석되고 다른 각도가 조명된다. 선입견은 존재한다. 선진국이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던가? 계층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 남녀에 대한 차별관행이 있는 곳이 있다는 등, 많은 것들이 있다. 기존의 가치기준을 바꾸기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이창동은 자신이 바르다고 여기지만 많은 사람들의 눈이 그렇게 봐주지 않을 때 적지 않은 내적갈등을 겪어야만 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 날씨가 늘 우중충하여 햇볕이 드는 날은 너도나도 햇볕을 쬐려고 비키니나, 알몸이 되는 일에 대해 문화적 거부감을 가지는 쪽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막기후로 인해 모래바람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온몸을 휘휘 감싸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되기도 한다. 노출증이 심하다. 너무 속박을 한다. 상대방의 눈으론 그렇게 보인다. 역사이전이나 역사이후에도 결혼이 약탈혼이 대세였던 관계로 인해 억압적인 남녀구조가 남아있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전리품으로 젊은 여자를 차지하여 아내로 삼아온 관계로 인해 대등한 인간으로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 꼴로 유지된 답답한 인간이다. 자연적인 이유도 있다. 엘크 사슴이 뿔이 큰 사슴을 우선적으로 교접에 우선순위가 주어지고, 날개가 크고 화려한 수컷 공작이 우선적인 성적 지위를 얻는 것과 같이 인간도 전쟁에 이긴 쪽이 여자를 차지하는 구조였다. 사실, 이런 식으로 계속가면 종의 멸종이 더 쉬워질 수 있었다. 여자를 얻기 위해 과도한 전쟁을 하면 인간은 멸망하게 된다. 한 사람이 한 여자를 맞이하는 방식이 멸종을 막아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엘크 사슴의 대장 수컷이 뿔이 너무 크면 천적에게 도망가다가 뿔 때문에 나무에 부딪히거나 하여 오히려 엘크 사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다. 수컷 공작도 날개가 너무 크고 화려하면 잘못하여 잡아먹히는 경우 공작의 개체도 위험하다. 살기 위해선 과도한 뿔의 크기와 날개의 축소와 인간의 경우엔 전쟁을 피하는 것이 알맞은 방법이다. 그러니 얼마나 교묘하게 인간이 한 남자가 한 여자만을 데리고 살아야 한다고 하는 문명적 선택을 했지만 결국은 자연이 멸종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그리 됐다고 할 수 있다. 핵무기를 자꾸만 늘이면 그것은 엘크 사슴의 뿔이 자꾸 커지는 현상이나 일부다처제가 자꾸 더 횡행하는 꼴이 되니 여러모로 고려하니 핵무기를 줄이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나는 것이다. 이창동이 능력이 우수하더라도 결국 여러 여인을 차지하게 되면 문명사적인 이유로 인해 비난과 견제로 문제를 삼을 것이 뻔하다. 과도한 육식이 인간에게 맞는가? 인간의 몸집이 자꾸만 커지는 것이 맞는가? 과도하게 자꾸만 지하로, 우주로 인간이 팽창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자꾸 인간을 줄여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틀린 것인데 꽤 어렵다. 이창동이 오늘 선택하는 한 여인이 결국은 아내가 된다면 더 이상의 선택은 이혼이라든가 특수한 경우 외엔 다른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기 힘들 것이다. 오늘 결정이 나버린다는 것인데 어쨌거나 해결은 나야 한다. 지하국가2나 다른 우주국가도 군비의 비축을 위해 과도한 힘을 쏟다보면 제풀에 망할 수도 있다. 남자나 여자나 짝을 찾는데 과도한 힘을 낭비하다간 태어난 자식들을 키우기도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면 큰 문제다. 후세를 키워야 하는 기간이나 노력에 더 많은 것이 배분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이창동은 슈퍼맨이라 이런 자녀양육에 힘이 빠지는 사람이 아닐지 몰라도 대부분의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으로 태어난 이세의 양육이 상당이 힘든 일이다. 물론 행복을 가져다주는 복덩어리이나 현실은 만만하지가 않다. 갈수록 특수한 사람에게 특권을 주는 것이 거부되는 세상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창동이 유현왕 3세이지만 특권이 주어지지 않으면 일부일처제의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선택은 여러 번 할 수 없는 단 한 번의 결혼이 공식적으론 허용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긴 인생에서 어떻게 굴곡이 지거나 방향이 바뀔지는 알 수가 없다. 오늘 그런 선택이 있다는 징조내지 바람이 있는 것이 지금이다. 하지만 아직도 하루는 지나지 않았고 여인도 모습이 안 보인다. 오늘의 시간은 재깍재깍 흐르고 있다. 시간을 인간이 정복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천 년이라는 수명으로 한계점을 극복하고 있지만 원천적으로 시간 앞에 왜소하고 대책이 없는 인간이다. 시간이 승자이고 인간은 패자이다. 이 패자인 인간이 억지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조작내지 의식을 마취시켜 그런 것인 양 꾸미는 것이 인간이다. 남녀가 만나 천 년 동안 아이를 낳고 사랑하지만 그 짧은 한계 앞에 가식을 붙여 영원한 사랑이 있는 것처럼 하지만 두 남녀가 죽고 나면 무엇이 그리 남아 있겠나? 딱히 내세워 볼 것이 없는 시간 앞에 약자의 모습이다. 이창동이 이 시간의 약자인 그가 한 여인을 만나 어떻게 영원한 시간의 승자가 되냐?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이 순간의 행복이 잠시 그런 것이 아니냐고 스스로 즐거움에 취하는 방법이 있다. 즐거운 날이다. 행복한 오늘이다. 시간은 가고 있다. 오고 있는 시간이 아니라 가고 있는 시간이다. 남녀 둘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오고 있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오늘 한 여인을 만나기 위한 하루 중의 시간에서는 가고 있다. 행복한 긴 수백 년의 시간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고 있다고 다르게 느낀다. 엄청난 시간이 두 사람에게 오고 있는데 말이다. 행복이 오고 있음에도 가고 있다고 반대로 해석하는 바보스럽기까지 한 인간이다. 너무 피곤하게 세세한 분석을 할 필요도 없다. 언어논리학을 연구할 사람이 아니다. 혼자 이루는 행복보다는 둘이 남녀가 음양이 조화되어 이루는 행복이 더 낫다. 그 시작이 오늘이기에 오늘은 좋은 날이다. 둘이 협동한다는 것은 공생의 힘이다. 공생은 많은 것을 이루게 해준다. 혼자 못하는 것들이 이루어진다. 거대하고 섬세하고 휘황찬란한 인간의 문명이 서로서로의 협동과 공생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기에 그렇다. 양과 음이 합일하여 완전한 완성을 만들어 자꾸만 인간의 삶의 폭을 넓혀준다. 이창동이 이룰 앞으로의 세계에 그 반을 채워줄 상대방이 있다. 인생의 반을 가득 채우는 존재가 오늘 그에게 온다. 전체의 반을 차지하고 그 결과물은 더 클 수도 있으니 놀라운 세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세계가 뒤바뀌는 것이다. 한 사람, 자신의 세계에서 두 사람, 공동의 세계로 바뀐다. 같이 가는 세계는 신천지이다. 남녀가 만나서 이루는 각각의 세계는 그 하나하나가 같지 않는 아름답고 숭고한 그들의 세계이다. 그 각각의 세계가 인류의 핵심이고 그 세계로 인해 인간은 절대행복의 신세계가 계속하여 이어져 간다. 결혼이 엄청나게 신비스러울 순 없지만 앞으로의 나날은 신비로울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창동이 꿈꾸던 세계, 상대방 여인이 꿈꾸는 세계, 두 세계는 충돌하여 제3의 세계를 만든다. 그것이 재미이다. 서로가 무슨 세계를 원했던 간에 두 사람은 공동의 세월이 앞으로 있다. 일의 개념이 아니고 이의 개념이며 아이가 생기면 또 삼의 개념이다. 일, 이, 삼의 세계, 이제껏 생기지 않았던 세계이다. 새로운 세계는 살고 싶은 세계이다. 경험하지 않은 좋은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창동은 가족이 생긴다. 이제껏 물론 가족이 있었다. 그러한 가족이 새로 만들어진다. 아름답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신의 여인을 통해서이다. 혼자가 아닌 상대방이 만들어주는 행복의 낙원이다. 오늘 여인을 만나면 낙원이 생긴다. 그것이 오늘이다. 사람은 낙원을 꿈꾼다. 꿈을 꾸면 그 꿈이 이루어져야 한다. 꿈이 꿈으로서 그치지 않고 실현되는 것은 남녀가 만나 가정을 만들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 너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꿈이 오늘이다. 행복이 비켜갈 수 없는 당연한 길이다. 당연지사 낙원이 눈앞이다. 엘크의 멋진 뿔, 공작의 화려한 날갯짓, 그것이 오늘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이 올 것이다. 그 여인이 오늘 온다. 오늘 만난다. 이창동이 다른 사람이 되는 날이 오늘이다. 두 사람이 만나면 세상은 달라진다. 분명이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합작품이 만들어진다. 혼자의 그림이 아니라 둘의 그림이다. 혼자서 그림을 그린 것이 어제였다면 오늘은 두 사람이 그리는 오늘이다. 그런데 아직 여인이 보이지 않는다. 곧 보일 것이다. 지하국가2에도 태양이 있다. 오늘 아침에 태양은 떠올랐다. 태양이 떠올랐으니 하루는 시작되었다. 시작은 만남이다. 동반자가 오늘 나타난다. 그것은 설렘이다. 설렘은 기쁜 마음이다. 즐겁고 흥겨운 날이다. 맛있는 아침도 먹었다. 어젯밤도 잘 보냈다. 오늘 순조롭게 일이 진척되면 만사형통이다. 오늘 인생이 아름답다는 것이 실감이 나는 날이기도 하다.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행복을 가져다줄 그 무엇이 오늘에야 드러나지 않는가? 봄을 시샘하여 냉기를 머금은 바람일지라도 두 사람의 뜨거운 온기 앞에 부글부글 끓게 되어 불을 뿜을지도 모른다. 바람이 물처럼 부글부글 끓는다면 물은 바람처럼 태풍이 될 것이다. 서로가 다른 방향이라 할지라도 변화의 질과 양은 엄청날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설레게 하고, 여자가 남자를 설레게 하는 것이 정석이라면 서로가 연관될 이유가 없는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게 만들고,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게 만드는 사리에 맞지 않은 일도 성사가 될 것이다. 오늘 이상한 일까지 다 이루어진단 것이다. 그러면 해괴한 날이지 축복받은 날이라 할 수 있을까? 오늘은 허용이 되는 날이다.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중죄인도 풀어주는 국왕의 결혼식이나, 공주의 결혼식이니 말이다. 유현왕 3세의 날에도 그런 축복이 있어야 함이다. 정상적인 일이다. 지하국가2에서 거꾸로 매달려 배를 타지만 생각은 정상적이고 오늘 정말 행복하다. 이창동 혼자만 행복할까? 그것보단 모두가 행복하면 더 좋다. 모두가 행복하면 그것이 큰 기쁨이다.



  • 여인이 온다. 그녀도 상대방 남자를 만나기 위해 많이 기다렸다. 이창동을 만나는 멋진 여인이다. 어떻게 멋진 여인인지 그림을 그려 뇌리 속에 심어주는 역할이 글쟁이의 일이기도 하다. 계절은 조절되어 있는 지하국가2이니 호시절이 아닐 수 없다. 음양의 조화야 첫 만남에서 일이 성사된다니 엄청난 끌림과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양쪽이 성숙할 대로 성숙하여 거부하기 힘든 에너지를 서로가 쏟아내니 한결 쉽게 두 남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여인은 지하국가2에서서 살아왔다. 자신의 고향땅에서 배필을 만난다. 오늘 만나는 것이다. 오늘은 이창동이 지하국가2에 온 날이다. 이 여인의 성 씨는 무엇인가? 나이는 얼마인가? 키와 몸무게는 얼마인가? 생김새는 어떠한가? 어떤 성격의 여인인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성장배경은 어떠한가? 결혼을 하려면 모든 것이 노출될 것이다.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이 된다면 현실적으론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이창동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대로 알 수 있으나 아주 깊은 내면을 알 수 없다. 이창동이 이 여인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혼이 성사될까? 오늘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냐?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이다. 충동적으로 섹스가 가능한데도 결혼은 다르게 여긴다. 충동적인 교접으로 새 생명이 잉태하지 않는가? 피임을 하지 않으면 말이다. 충동적인 교접이 더 화끈거리는 쾌감으로 작용하는데 공식적인 결혼이 덜 화끈거리면 보통이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광기는 이성을 마비시켜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 뉴턴이 만유인력을 계산해낸 대단한 과학자이며 런던 조폐국장의 일까지 했건만 주식투자는 실패하여 인간의 광기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창동도 유현왕 3세의 손자이지만 남녀 간의 사랑의 일은 어떤 광기가 나타나서 하루 만에 만에 낯선 여인과의 일생이 엮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다. 통제가 되지 않고 제멋대로 방향을 잡는 섹스의 길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남녀가 상대방을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이 된다. 과거의 결혼은 남녀보다 주위의 사람이 정한 대로 결혼하는 간접혼인이라 그런 경향이 많았다. 그래도 별 탈 없이 세상이 유지되어 왔다. 두 남녀가 오늘 처음으로 만나 성사되어 평생을 살 수도 있다. 오늘 만나 내일 헤어질 수도 있다. 오늘 만나 영원히 계속된다면 참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만남이 정확하게 서로를 연결하는 사랑의 묘약이 될까? 순간의 만남이 영원한 동반자이다. 지금이 순간이지만 이 순간을 위해 기다리고 힘들인 노력이 너무 심해 이번 일이 끝나고 또 반복하기엔 에너지의 소모가 너무 과해 그냥 그대로 같이 살게 될 것이다.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인생을 자꾸 바꿀 수는 없다. 정해지면 그렇게 가는 것이다. 정해지지 않았을 때 갈래가 많은 것이지 정해놓고 또 새로운 갈래를 만든다면 인간의 인생이 내내 혼돈으로 점철될 것이다. 이창동이나 이 여인이 오늘 만나 욕망의 활화산이 어느 정도 충족되고 식으면 다시 다른 상대를 찾아 새로 불붙기보다는 이미 불붙은 두 사람이 더 아기자기 안정감 속에서 매일 매일을 새로운 오늘로 삼아 살아가는 것이 정도이고 그런 것이 추측된다. 이 여인도 이창동이라는 남자에게 속한다는, 이 남자를 남편으로 여긴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정신적 안정과 포근함이 더 방황하지 않게 만든다. 선택한 남자가 다시 다른 여자를 찾는다면 여인도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씨를 뿌린 밭에 또 다른 씨를 구해 새로운 씨를 또 뿌리면 참으로 힘들다. 한 번 씨를 받았으면 잘 가꾸어야 결실이 있다. 남녀는 교감하고 만난다. 만남은 너무나 당연하다. 오늘 만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누구라도 남녀는 만나고 결실을 맺곤 한다. 자연적인 일이다. 이창동이 여인을 만나는 것은 자연스런 과정이다. 움직이고 만나고 씨를 뿌리고 싹이 트고 열매를 맺는 일이다. 오늘이라는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오늘은 곧 어제가 될 것이 당연하다. 이창동이 이 여인을 만난 것은 오늘 이 여인이 여기에 있었고 그렇게 만났다. 이 여인이 이창동을 만난 건 이창동이 여기에 있었고 그렇게 만났다. 사람은 이리저리 만난다. 누구를 만날지 어디서 만날지 언제, 어떻게, 왜, 만날지 만나는 것이다. 누구를 만났나? 상대방 이성을 만났다. 어디서 만났나? 지하국가2이다. 언제 만났나? 오늘이다. 어떻게 만났나? 기쁜 마음으로 만났다. 왜 만났나? 두 사람 다 몹시 이성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남녀의 만남으로 섹스가 이루어지고 몸과 마음이 좋아진다. 팽팽하던 긴장도 풀어지고 평화스럽게 된다. 원군이 생긴 것 같고 범위가 커진다. 일가를 이룰 시초이다. 젊은 남녀는 대화도 중요하지만 몸이 먼저 말을 하고 행동을 한다. 몸이 엉키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왜 몸이 엉키는 것인가? 그냥 엉키는 것이지 뭣이겠는가? 예전부터 엉키길 바래왔으나 단지 오늘 이성이 있어 엉켜버렸기에 무슨 결과가 나온다. 사람은 늘 같이 붙어살려고 하는 속성이 있다. 남자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남자가 붙어산다. 떨어져서 사는 비정상적인 경우는 적다. 같이 사는 것이 정상이다. 젊은 남녀는 정상인이 되고자 저절로 그렇게 한다. 정상인이 되려는 의지가 아니라 그냥 그러는 것이다. 오늘 다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두 사람에게 그런 오늘이 된다. 이창동에게는 오늘 무슨 멋진 것이 있었다. 이 여인에게도 똑같이 멋진 하루이다. 오늘이 예삿날이 아니게 된다. 오늘은 결혼식 날이다. 오늘은 새 생명이 잉태하는 날이다. 오늘은 두 사람이 행복을 맞본 날이다. 정신과 육체가 불꽃을 이룬 날이다. 오늘 천 년의 하루 중의 오늘이다. 천 년 동안에 결혼식을 한 번 하면 오늘 하루는 그 많은 날 중에 상당히 의미 있는 날이 분명하다. 오늘은 이창동이 행복한 날이다. 여인도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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