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성서열병합발전소의 건립 추진 철회를 약속했지만, 한 달여가 다 돼 가도록 어물쩍거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3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건립을 추진 중인 Bio-SRF 열병합발전소는 폐목재 등 고형연료를 압축·소각해 열이나 전지를 얻는 발전소로 ‘리클린대구㈜’가 오는 2020년 8월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대구 대기질 문제를 두고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 달서구청과 달서구의회까지 전방위적인 반대에 부딪혀 왔다.
이에 권영진 시장은 지난달 26일 송년기자간담회에서 “경솔했다. 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발전소 사업자인 리클린대구가 사업 철회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권 시장의 말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한 달여가 다 돼가도록 대구시가 눈에 띄는 행동을 보이지 않자 시민·환경단체는 지난 21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시장이 앞에서는 사과하고 뒤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대구시의 소극적인 자세를 규탄했다.
이같이 대구시가 한 달여 동안 어물쩍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은 시장 약속과 달리 발전소 건립 중단 권한이 대구시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구시가 2015년 성서산단 내 발전소가 들어설 수 있도로 ‘개발계획 변경 신청’허가를 내준 후 3년이 지난 현재 발전소측은 이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병합발전소 공사 계획을 승인받는 등 상당한 사업 진행이 이뤄진 상태다. 남은 과정은 환경부의 통합환경허가와 달서구청의 고형연로 사용허가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설 계약이 완료돼 선수금이 지급됐고 이미 주요 설비도 발주됐기 때문에 상당한 돈이 들어간 상태라 ‘돌아올 수 없는 다리에 들어선 상태’란 게 리클린대구 측의 입장이다.
대구시는 대기오염과 주민 반발을 들어 남은 절차인 환경부에 허가 반대 요청과 함깨 달서구청에도 같은 이유로 고형연료 사용을 불허해 달라고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실질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3년 넘게 상당부분 진행된 사업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리클린대구가 스스로 사업을 접을 경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남은 허가권자인 환경부, 달서구청를 설득해 사업을 가로막을 경우 자칫 소송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앞서 시민·환경단체들이 권 시장의 약속에도 대구시가 리클린대구와 소송까지도 불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권 시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 단체는 시장이 강하게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슬그머니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계관계자는 “권 시장 말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대구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바이오매스발전소를 지으려다가 주민들이 반대하자 지자체가 설득에 나서 태양광 사업으로 방향을 바꾼 전북 남원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