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강은희(55) 대구시교육감이 13일 열린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던 강 교육감이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에 미치지 않는 판결을 받으면서 교육감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열린 강 교육감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홍보물에 당원 경력을 표기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며 “홍보물에 당원 경력을 피고인(강 교육감)이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확인해야 할 주체는 어디까지나 피고인”이라고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23일 대구선관위에 홍보물 규정 위반 등에 대해 검토를 받았지만, 문제를 지적받지 않았고 이 홍보물이 위법임을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10만 부나 배포해 만천하에 알렸다고 보기 어렵다. 홍보물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상대방 후보로부터 문제를 지적받은 후에야 이를 인식했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 “홍보물 제작 전부터 여러 언론을 통해 당원 경력이 광범위하게 보도됐고 다수의 토론회에서도 상대 후보가 피고인의 당원 경력을 수차례 언급했으며 선관위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정보에서도 경력을 열람할 수 있었다”며 “여론조사 추이를 보더라도 후보자 지지율이 홍보물 제작 전부터 계속 높았고 이 사건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것까진 아니다. 1심이 너무 무겁다”고 결론지었다.
판결 직후 강 교육감은 법원의 판단을 환영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의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인재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강 교육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 선거공보물 등에 ‘제19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라는 당원 경력을 기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 교육감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었다.
이후 강 교육감은 지난해 이 같은 경력을 담은 홍보물 10만장을 배포했고 같은 내용을 자신의 선거 온라인 사이트에 올렸다. 경력이 기재된 벽보를 만들어 지난해 3월 24일부터 선거 전날인 6월 12일까지 선거사무소에 게재하기도 했다.
지방교육자치법 제46조에 따르면 교육감 후보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거나 당원경력을 표시해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명시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강 교육감은 2월 13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교육감 당선자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지으면 교육감직을 잃게 된다.
한편 일부 지역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육감 선거는 비정당 선거임에도 소속 정당을 표기한 것은 교육자치를 훼손한 것이고 특히 대구와 같이 특정정당의 영향력이 큰 지역이자 후보 간 각축이 치열한 상황에서의 그러한 행위는 당락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중대한 선거법 위반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면죄부 판결”이라고 주장했다.